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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車, 하락장 속 주도주 부상…고환율 수혜 기대


입력 2024.12.31 07:00 수정 2024.12.31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운송장비·부품지수, 이달 4.37%↑

HD현중, 30% 상승…시총 10위 진입

환율 상승시 현차 영업익 수혜 효과 기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잇따르는 악재로 증시가 연일 하락세로 한 해를 마무리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주와 자동차주 등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강달러 국면이 오히려 해당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주도주로 부상 중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운송장비·부품지수’는 이달(12월2~30일)들어 4.37%(2595.47→2708.78) 오르며 이 기간 거래소가 산출 중인 코스피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HD현대중공업 등 자동차주와 조선주가 높은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피 200 중공업지수도 3.05%(511.65→527.28) 올라 뒤를 이었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은 해당지수 내 시총 상위 종목으로 포진해 있다.


코스피가 이달 2.30%(2455.91→2399.49) 내렸고, 48개 코스피 업종 지수 중 81.2%에 달하는 39개 지수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조선주와 자동차주가 약세장에서 하방을 지탱한 셈이다.


개별 종목으로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조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에만 30.68%(22만→28만7500원) 급등했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역사상 최고가(29만9000원)를 찍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주가가 급등하며 전날 기준 코스피 시총 10위(25조5223억원)로 올랐다. 지난달 말 17위에서 7계단이나 뛴 것이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은 11.49%(20만4500→22만8000원) 급등했고, 한화오션도 6.71%(3만5000→3만7450원) 상승했다. 단 삼성중공업은 2.75%(1만1620→1만1300원) 내렸다.


조선주의 강세는 한국 조선업에 대해 인도와 미국·캐나다 등 주요국의 협력 요청이 이어지며 업황 개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마진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점도 우호적인 상황으로 지목된다.


최근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을 차례로 방문해 인도 조선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타진했다.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사령관도 지난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순차적으로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 조선업에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을 요청했는데, 이보다 앞서 미국은 올해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에 더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선 건조 협력을 위해 한국 조선과의 협력을 모색한다는 소식 등에 조선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도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데일리안 DB

강달러에 자동차주도 강세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어서다. 업계는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 시 현대차·기아는 각각 연간 2800억원과 2000억원의 영업이익 수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기아는 이달 8.40%(9만2900→10만700원) 급등세를 보였다. 단 현대차는 월초 약세 영향에 2.97%(21만8500→21만2000원) 하락했다.


증권가는 내년 원·달러 환율 상승 지속 전망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이익에 우호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수 경기에 대한 부담 등이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조선주와 자동차주 등의 주가가 우상향을 지속하기 위해선 안정적 실적과 더불어 주주환원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환율은 자동차 업종의 실적에는 단기 도움이 되지만 주가와 관련해선 다른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환율이 단순 변동보다 내수 경기에 대한 부담을 반영하며 판매대수에 대한 우려가 있고 최근 자동차 이익이 물량·가격보다 환율 변동에 기인하면서 이익 지속성에 대한 가치평가(밸류에이션) 할인 형태로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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