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가치 있는 강아지 꺼내려고 살아있는 어미 배 갈랐다

수원지검, 29일 동물보호법 및 수의사법 위반 혐의 개 번식장 운영진 5명 불구속기소

피고인들, 병에 걸린 어미 개 쓰러지자…새끼 꺼내려고 복부 절개

근육이완제 투여하는 방법으로 전염병 걸린 노견 15마리 죽여…개 자가 진료 혐의도

개 1400마리 관리했지만 인원 턱없이 부족…비용 절감 위해 개 사체 뒷산 매립

검찰ⓒ뉴시스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고 개 번식장을 운영하면서 잔혹한 수법으로 동물을 학대한 운영진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상품가치가 있는 새끼를 꺼내기 위해 살아있는 어미 배를 갈라 죽게 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2부(정현승 부장검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수의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개 번식장 대표 A씨 등 운영진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직원 5명은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개 번식장을 운영하던 A씨 등은 지난해 6∼7월 수의사 면허가 없는데도 살아있는 어미 개의 복부를 절개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병에 걸린 어미 개가 쓰러져있자 상품가치가 있는 새끼를 꺼내려고 이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근육이완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전염병에 걸린 노견 15마리를 죽이고 수의사 면허 없이 백신·항생제 등 의약품을 투여해 개를 자가 진료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이 관리하던 개는 1400 마리나 됐으나 관리 인원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사육동에서는 우리를 세로 3단으로 쌓아두기도 했다. 또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개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거나 인근 뒷산에 매립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2013년부터 번식장을 운영했지만 지난해 6월까지 동물 학대 등 불법 행위에 대해 행정당국의 단속 또는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내부자 신고 이후 경기도는 1400여 마리를 구조해 일부를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와 도우미견 나눔센터 등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