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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춤사위, 그 본질을 지키는 방법 [연예수첩-연예]


입력 2024.12.29 07:00 수정 2024.12.29 07:0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SF9 유태양→에메트사운드 참여

전통의 글로벌화 위한 노력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크리스마스이브, 그 사이에서 눈길을 끈 의미 있는 방송이 있었다. KBS World 교양 프로그램 '탈, 춤으로 잇다'가 전통 탈춤을 현대 무용과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통이 단지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닌,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에 나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 탈춤의 본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해 전통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초점이 읽혔다.


ⓒKBS 유튜브 캡쳐

SF9 유태양, 댄서 아이키, 현대무용가 김설진, 그리고 댄스크루 에메트사운드가 참여해 각각 강릉 가면관노극 '시시딱딱이', '봉산탈춤', '고성오광대',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선택해 자신만의 춤사위를 펼쳤다. 모두 지금까지 무대에서 보여줬던 춤이 아닌, 전혀 해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도전 그 자체였다.


유태양은 강릉 가면관노극의 '시시딱딱이' 캐릭터를 춤으로 표현하며 작업 과정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연습 영상과 방송 최종 버전이 전혀 다를 정도로 끊임없이 수정하고 고민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전통을 다루는 데 있어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지 않고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했음을 보여준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강추위는 장애가 되지 못했다. 유태양은 가장 날씨가 추웠던 날, 부소산성으로 향했고 김설진은 부력을 이용한 탈춤을 완성하려 물에 몸을 담갔다.


아이키와 에메트사운드 또한 전통 탈춤의 요소를 각각의 해석에 녹여내며 춤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탈춤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이러한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예술의 글로벌화를 위한 노력이다. 이미 방탄소년단 슈가가 '대취타'를 전통 군악을 현대 힙합과 결합하며 국악을 세계 무대에 알린 바 있다. 탈춤과 현대 춤의 융합 또한 한국 전통의 고유한 매력을 글로벌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통의 현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이 필수적이다. 전통의 본질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단순히 소비되는 콘텐츠로 전락한다면, 전통 예술이 지닌 깊이와 가치는 퇴색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며 한국 댄스의 전선에 있는 이들이 나서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전통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사례를 내놨다.


이같은 프로젝트는 단발적인 시도가 아닌,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대적 맥락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문화유산을 이어받은 우리의 중요한 책임이자 기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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