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물가 점차 안정 찾는다는데…'복병'으로 떠오른 '칩플레이션'


입력 2024.12.18 16:07 수정 2024.12.18 17:59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가격 저렴한 상품이 가격 더 올라

인플레이션 시 취약계층 더 고통

가격 안정 유지하는 정책 요구↑

서울 서초구의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호박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민 생활과 밀접한 중·저가 상품 가격이 더 크게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수 있단 경고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취약계층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며 양극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판단에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지만, 정치적 불안과 고환율 등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서민을 위한 정책적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통향팀 조강철 차장·위승현 조사역이 발간한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가격분위별 인플레이션의 격차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저가 상품의 가격이 더욱 빠르게 상승하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칩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다른 상품보다 중·저가 상품의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가계 소득계층 간 실질적인 물가의 격차를 벌림으로써 인플레이션 불펼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최근 한은의 통화 정책 완화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후 불거졌던 것으로 확인된 칩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난 10월과 11월 연속으로 두 번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내수민감물가를 통해 본 향후 물가 흐름’ 보고서에서는 "국내 소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수민간품목의 가격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이 2%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진행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목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동시에환율 및 유가 추이, 내수 회복속도,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1월까지 2.4%로, 지난해 3.6%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올 1분기까지는 농산물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3%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가격이 빠르게 안정되고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8월중 목표수준인 2.0%에 도달했다.


지난 9월부터는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완만한 둔화 추세를 보이면서 최근 1%대 후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연초 2.5%를 보였지만 지난 10월 1.8%까지 낮아져 지난 11월에는 1.9%로 소폭 반등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부담을 낮출 정책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의 통화 완화 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물가가 상승하면 중·저가 상품 위주로 물가가 오르며 저소득층이 더 고통받을 수 있다는 거다.


결국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물가안정 자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에 중·저가 상품의 가격안정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화완화정책으로 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가장 고통받는 건 취약계층"이라며 "가격급등 품목에 대한 할인지원 시 중·저가 상품에 선별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