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22대 국회서 최초로 '계엄 의혹' 제기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용어부터 수상"
대통령실, '국기문란' 반발에도 뜻 안 굽혀
계엄법 미비 손보는 '서울의봄 4법' 발의도
석 달 전까지만해도 여권에서 '무책임 선동' '정치적 음모' 등 괴담에 그쳤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설이 '현실화' 됐다. 이에 윤 대통령을 향한 계엄령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의 과거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최고위원이 윤석열 정권의 계엄 선포 의혹에 불을 당긴 시점은 지난 8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과 윤 대통령의 충암고 라인인 이른바 '충암파'(충암고 출신 동문)로 꼽히는 김용현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계엄령 의혹 제기의 근거로 삼았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특히 계엄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 제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는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 준비설 정보를 입수, 추미애 당시 대표에게 제보했던 사람 중 하나다. '정보'에 근거한 의혹 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김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의 계엄안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이같은 주장에 당시 대통령실은 발끈한 바 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9월 2일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 근거를 제시하라.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며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 직을 걸고 말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또한 김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를 '거짓 선동이자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정면 반발했었다.
그럼에도 김 최고위원은 계엄 의혹을 공식석상에서 꾸준히 언급해왔다. 특히 그는 9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충암파 군 장교들과 올해 초 방첩사령부에서 비밀회동을 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같은 달 20일엔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계엄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는 이른바 '서울의봄 4법'으로 명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서울의봄 4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현행법에는 쿠데타적 계엄을 방지할 장치가 미흡하다"며 "법 개정으로 국민 불안의 씨앗과 계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