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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재건 목표' 이범호 감독 확 끌어안은 KIA, 당면 과제는 네일


입력 2024.11.04 11:03 수정 2024.11.04 11:0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이범호 감독-심재학 단장.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타이거즈 왕조 재건’을 위한 첫 걸음에 나섰다.


KIA는 3일 “이범호 감독과 3년 총액 26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 등 총액 26억의 규모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2월 계약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을 합쳐 9억원에 사인했는데 그 계약을 지우고 더 큰 규모와 조건으로 새 계약을 맺었다. 총액으로 따지면 10개 구단 감독 중 최고의 대우다.


부임 첫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에게 KIA가 화끈하게 화답한 모양새다.


전임 김종국 감독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KIA는 사령탑 없이 캠프가 시작됐고, 2월 13일 이범호 타격 코치가 전격적으로 감독으로 승진했다. 2011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주장 완장도 찼던 이범호 감독은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늘 ‘차기 감독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돌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오른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감독인 이 감독은 1군 타격 코치 경력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 야구’도 지휘하면서 통합 우승을 끌었다.


푸근함과 따근함이 공존하는 ‘이범호식 카리스마’로 과정도 결과도 모두 좋았다. KIA 구단도 이범호 감독의 역할을 인정하며 화끈하게 보답, 타이거즈 왕조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KIA 최준영 대표이사는 지난달 28일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뒤 광주에서 진행된 축승회에서 “대표이사로 부임하고 3년 차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그 목표를 이뤘다”며 “앞으로 5연패를 하면 좋겠다. 5연패를 해서 진짜 타이거즈 왕조가 됐으면 한다”고 왕조 재건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임스 네일(왼쪽)-이범호 감독. ⓒ 뉴시스

이범호 감독을 확 끌어안은 KIA의 재건을 위한 당면 과제 중 하나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 붙잡기다.


지난 1월 KIA와 총액 95만 달러 조건에 계약하고 KBO리그 무대를 밟았던 네일은 ‘스위퍼’를 앞세워 정규시즌 26경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1위)를 기록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와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선 네일은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틀어막았다. 2경기(선발) 1승 평균자책점 2.53. KIA의 4승1패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성적은 물론이고 동료들부터 인성도 인정받았다. KIA의 목표를 개인의 목표와 일치시킬 만큼 팀에 녹아든 네일은 외국인선수에게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무한 책임감’으로 더 큰 사랑을 받았다.


경기 중 타구에 맞아 턱 관절이 골절돼 수술 받은 네일은 입원 기간 TV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보며 응원했고, 팬들과도 경기결과를 놓고 공감했다. KIA 타이거즈의 빠른 대처로 수술을 잘 받고 퇴원한 네일은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연습경기에 등판해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결의를 다졌다.


KIA 구단은 물론이고 KBO리그 관계자들도 “저렇게 던지는 투수를 잡기도 어렵지만, 저렇게 팀에 녹아들고 책임감을 가진 외국인선수는 정말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KIA는 네일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메이저리그(MLB) 구단들도 네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MLB.com은 네일의 KBO리그 성적을 소개했고, 한 해외언론은 “세인트루이스는 미주리주 출신인 네일과 단기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등 벌써부터 네일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


머니게임으로는 빅리그와 붙어 이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NC 다이노스도 ‘특급’ 에릭 페디를 빅리그에 빼앗겼다. 네일이 팀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을 보여줬지만, 프로 선수에게 야구는 비즈니스다. 네일은 MLB에서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을 뿐, 선발 이력이 없다. 빅리그를 향한 꿈이 아직도 뜨거울 때다.


타이거즈 왕조 재건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나온 상황에서 KIA가 어떻게 네일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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