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폭파 영상 도용?…군 "무단 사용 가능성"

北이 공개한 폭파 사진

우리 군 영상 확대·캡쳐한 듯

지난 15일 북한이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폭파하는 장면. 위쪽이 우리 합동참모본부 영상이고 아래쪽이 북한 조선중앙통신 사진이다. ⓒ합동참모본부

'철저한 남북 분리'을 공언했던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폭파한 지 이틀 만에 관련 소식을 대내외에 전한 가운데 우리 군이 언론에 배포한 영상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공개 보도를 현재 분석 중"이라며 "합참이 공개한 영상을 북한이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합참 제공 영상을 확대해 북한 보도 사진과 비교해 보면, 화면 구도가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을 느린 속도로 재생해 살펴볼 경우 △가로등 및 표지판 위치 △수풀 형태 △폭파 연기 등에서 이렇다 할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이 실장은 "담당 부서에서 정확하게 검증한 결과를 가지고 와야 확답을 드릴 수 있다"며 "아직 초기 분석 중이어서 '가능성'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그쪽 지역에서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하면, 북한 주민에게 알리긴 알려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무단으로 도용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 사회는 국제법도 제대로 잘 적용되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 것을 무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국제 규범을 외면해 온 북한 특성상 저작권에 개의치 않고 편의에 따라 영상을 무단 도용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폭파 이후 북한군 후속조치와 관련해선 "접적 지역 불모지 도로 건설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엊그제 폭파 이후, 폭파 지역의 도로 토사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일부에선 (땅을) 다지고 있고 추가 작업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59분과 오후 12시 1분 각각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 즉 우리 지역에 20여 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