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TBS 지원 조례 폐지…시 출연금 끊기고 민간 인수도 난항
민영화 하려고 해도 상업광고 허가 여부 확실치 않아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고 매각하려면 1년 이상 걸려
서울시가 27일 1조5000억원 규모의 2024년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지만 그 어디에도 TBS(교통방송) 지원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서울시는 TBS 직원들이 새 일자리를 찾거나 회사 매각이 이뤄질 때까지만이라도 지원을 연장해주자고 서울시의회에 수차례 요청했으나 시의회의 반응은 '원칙대로 한다'는 것이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TBS에 대한 서울시의 출연금 지원은 이달 말로 종료된다. 다음달 1일자로 '서울시 미디어재단TBS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폐지되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한 서울시의 추경안에도 TBS 지원 예산이 빠진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없이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TBS 지원과 관련해 "시가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서 "확정된 것은 더 이상의 시 예산 투입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200명이 넘는 TBS 직원들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원 조례 의결 및 예산 편성권은 모두 시의회에 있기 때문에 오 시장으로서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6월 중 민간 사업자 인수 협상이 타결되는 것이다. 한겨레·MBN을 비롯해 일부 증권전문 채널에서 인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영화가 되더라도 TBS 채널을 통한 상업광고를 방송통신위원회가 허가해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TBS는 2020년 상업광고 추진을 위해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출연 재단으로 독립했지만 방통위는 상업광고를 불허한 바 있다. 따라서 TBS는 민영화를 위해서라면 먼저 회사를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재단 해산과 영리법인 설립, 채널 승인 등을 모두 마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힌 기업을 취합해 이달 말TBS에 알릴 예정이다. 하지만 인수가격 산정에서부터 직원 고용승계 범위 결정, 비인수 자산 매각 등 실무적으로 필요한 절차를 감안하면 아무리 빨라도 올 가을이나 돼야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도 6월 중에 인수 우선협상자가 나타나고 인수에 합의한다는 가장 긍정적인 상황에서의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