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원희룡-나경원-안철수-윤상현 뒤이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동훈 54.8%
민주당 지지층은 유승민 44.2%로 1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7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 지지층 과반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차기 당대표로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과 비지지층을 합한 국민 전체 결과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당대회 룰은 '당원투표 100%'이지만, 당내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30~50%까지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는 만큼 차기 당권주자들의 향후 지지율 추이가 주목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21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은 결과, 한동훈 전 위원장이 29.1%로 1위를 기록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과 단 1.3%p차에 불과한 27.8%를 얻었다.
3위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8.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 뒤를 나경원 당선인(6.7%), 안철수 의원(6.0%), 윤상현 의원(2.5%) 순으로 이었다. '기타'는 6.0%, '없다'는 11.0%, '잘 모르겠다'는 2.4%다.
지역별 1~3위는 △'서울' 유승민 전 의원(27.1%), 한동훈 전 위원장(24.9%), 원희룡 전 장관(10.9%) △'인천·경기' 유승민 전 의원(31.0%), 한동훈 전 위원장(30.7%), 원희룡 전 장관(7.8%) △'대전·세종·충남북' 한동훈 전 위원장(28.6%), 유승민 전 의원(24.6%), 나경원 당선인(12.9%) △'광주·전남북' 유승민 전 의원(38.6%), 한동훈 전 위원장(17.0%), 나경원 당선인(7.9%)이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경북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33.4%), 유승민 전 의원(22.1%), 나경원 당선인(12.8%)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부산·울산·경남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36.1%), 유승민 전 의원(22.5%), 원희룡 전 장관(9.5%) 순이었다. 강원·제주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31.1%), 유승민 전 의원(20.5%), 원희룡 전 장관(15.7%)이 1~3위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다른 주자들을 큰 격차로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54.8%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의 2위는 원희룡 전 장관(13.6%)으로 나타났다. 이어 나경원 당선인(9.5%), 유승민 전 의원(6.4%), 안철수 의원(4.4%), 윤상현 의원(2.2%) 순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44.2%)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은 13.4%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3~6위는 안철수 의원(5.5%), 나경원 당선인(3.7%), 원희룡 전 장관(2.0%), 윤상현 의원(1.2%)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 결과와 국민 전체, 민주당 지지층 조사 결과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건, 민주당 지지층 등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의 '역선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면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보다는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는 게 민주당에 더 유리하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민주당 지지층은 유승민 전 의원이 '여당 내 야당'이라 보고 역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동훈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에 민주당 지지층 등에서 부정평가가 높아지고 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라며 "민주당 지지층이 봤을 땐 한동훈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동조화돼 있는 것이고,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두는 유승민 전 의원은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같은 기간 실시된 본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평가한 응답자 과반은 한동훈 전 위원장(56.3%)을 차기 당대표로 선택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에 그쳤다. 긍정평가자의 차기 당대표 적합도 2위는 원희룡 전 장관(20.8%)로 나타났고, 3위는 나경원 당선인(11.4%)였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건 보수 재건을 위한 '중량감 있는 인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과 맞닿아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엄경영 소장은 "이미 한동훈 전 위원장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봐야 한다"며 "'윤-한 갈등'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한동훈 전 위원장을 국민의힘 지지층이 지지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위원장을 '대체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등으로 국민 전체 조사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유승민 전 의원이 중도 확장성이 있었다면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 등 큰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선됐어야 했다"며 "보수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고 중도의 지지를 받을 때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것이지 보수의 지지가 없고 소수의 지지만 있다면 확장성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0~21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2.4%로 최종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올해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