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서울권 명문대 의대생 최모 씨(25)에 대해 "거의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사이코패스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교수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 같은 것을 꼭 파악해야 하고 정신 감정, 정신적인 책임 능력에 대한 감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씨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자기 비하나 자기 불만족이라는 게 대부분 절대적인 어떤 비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면서 "제가 볼 때 의대의 아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종의 한번은 도태, '유급'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걸 인지했고 이게 어떤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아마도 매우 조용하지만, 안에는 불만이 굉장히 쌓여 있을 시한폭탄 같은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해서,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는 아주 비뚤어진 욕망이다"며 그것이 비극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피해자와 연락하게 된 그런 과정 중에서 계속 자살 위협 같은 걸 했을 개연성, 그래서 피해자를 오도 가지도 못하게 이별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게 이렇게 통제했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목해야 할 점은 죽이겠다는 위협도 위험하지만 자기가 죽겠다고 위협을 하면서 상대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종의 스토킹 연장선상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이별하자고 했는데 결국은 계속 괴롭히는 것이지 않나"라고 했다.
최 씨가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지녔냐는 물음에 이 교수는 "그런 것도 의심해야 한다"며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고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 쉽게 발견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최 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당시 모습에 대해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하다는게 이 사람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달라붙는 것이 처음이었을 텐데 고개를 그렇게 많이 숙이지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나타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수능 만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 의대에 입학했던 최 씨는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며 지난 2020년 한 차례 유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피해자 A씨(25)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검 결과 사인은 흉기에 의한 과다 출혈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