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토론위 주관 '영등포을' TV토론회
저출산 해결 놓고 목돈 지급 vs 시스템 구축 공방도
金 "현금살포라고 하는 건 낡은 생각…국민 뜻과 달라"
朴 "그건 포퓰리즘, 반값 산후조리원 반드시 유치할 것"
4·10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김민석 후보의 '추징금 납부' 이슈를 둘러싸고 대치했다. 박용찬 후보가 해당 이슈와 관련 김 후보에게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고, 김민석 후보는 "'추징금도 갚지 않고 미납했다'고 나를 공격한 적 있는데, 나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4일 밤 CMB에서 방영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이 같이 대치했다. 두 후보는 저출산 해결 방안에서도 '목돈 지원'과 '시스템 구축'이란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며 설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많은 분들이 꼭 물어봐달라고 해서 대신 질문하겠다"라며 "선거공보물을 보니 정치자금법 두 건 관련은 서울시장 선거 회계처리 오류와 정치적 공세에 의한 결과라고 했다. 그렇다면 7억2000만원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냐"라며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최종 판결이 나왔는데, 그럼 대법원이 정치적 공세로 판결했다는 이야기인지 설명을 해달라"라고 주문했다.
김 후보는 "늘봄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시간에 정치자금법을 가지고 고생한 것을 질문해 굉장히 의외이기도 하고 감사하단 생각"이라고 답변의 운을 뗐다. 김 후보는 "두 건의 정치자금법 위반이 있었다. 하나는 20년 전 서울시장 선거를 나갔을 때 영수증 처리가 중앙당에서 잘못됐는데 아마 그것을 후보한테 책임을 물은 것이, 아마 내가 알기론 선거법과 관련한 역사상 전무후무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 뒤에 내가 서울시장 선거 때 이명박, 그 후에 대통령이 된 그분과 경쟁을 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정치검찰이 나를 아주 애를 먹여서 난리가 났었는데 결국 벌금으로 됐다. 다 갚았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내가 피를 토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내가 공부하고 미국 변호사가 되고 정치를 떠나 있는 동안 그렇게 한 것도, 대학강의를 하며 다 갚았다. 이 말씀만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김 후보는 "내가 그런 어려운 과정을 겪어 추징금을 다 갚았는데 '추징금도 갚지 않고 미납했다'고 날 한 번 공격한 적이 있으시다"며 "그런 건 나한테 사과를 해야 한다. 잘못된 공격을 하셨던 부분을 사과하시는 게 좋겠다"라고 역공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많은 분들이 김민석 후보에 대해 궁금한 대목을 대신 여쭤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추징금을 다 갚았다 말씀하시는데 13년 만에 갚으셨다. 7억2000만 원이 작은 돈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국민들이 '3선 의원 김민석 의원이 추징금을 다 갚았느냐'고 하는데 추징금이 뭐냐, 범죄수익금이다. 얼마를 갚았고 남아있냐가 궁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후보나 나나 다 공인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감당하고 이겨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에게 사과하라 하셨는데 정말 적반하장이다. 사과해야할 분은 김 후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추징금을 13년이란 오랜 시간 뒤에 납부하게 된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 앞으로 김 후보가 사과 문제를 잘 검토해 보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거듭 발언했다.
두 사람은 '저출산 해결 방안'을 묻는 토론회 순서에서도 강하게 맞붙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출생 기본 소득, 출생 소득을 우리가 태어나면 다 일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자' '부모 기준 말고 태어난 아이를 기준으로 보장하게 하자'는 정책을 제안했는데, 그 제안 또한 내가 얼개를 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 수당을 확대하는 것에다가 목돈 지원도 몇 번에 걸쳐 가능하게 하자는 몇 가지 설계를 합친 것"이라며 "결론은 지금까지 아시다시피 여러 정책을 썼는데 잘 안 됐다. 따라서 최대한 정책을 획기적으로 써야 되고 목돈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모가 한 명을 낳으면 이만큼을 주고 둘을 낳으면 적게 주고가 아니라 사람 하나하나를 보며 가는 접근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제시한 아동수당 확대, 목돈 지원, 출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결국 현금을 주겠단 것"이라며 "언제까지 우리가 국민 세금으로 현금을 줄 것이냐"라고 맹폭을 가했다. 박 후보는 "현금 살포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현금을 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겠느냐.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천문학적인 현금을 살포했고 효과가 있었느냐.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김민석 후보도 정말 민주당 내노라하는 정책통인데 발상의 전환을 해줬으면 하는 게 내 간곡한 부탁"이라며 "지역구에서 내가 생각하는 시스템 전환은 복합 육아센터이다. 또 산후조리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산후조리원을 한번 이용하는데 수백, 천만원이 들어가는데 나는 영등포에 공공반값 산후조리원을 반드시 유치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현금 살포라고 하는 건 낡은 생각이라 생각하고 국민의 뜻과 다르다"며 "지원해야 한다"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경우에 따라선 긴급살포가 유효할 수도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포퓰리즘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출산 문제에 있어 현금을 살포하고 어르신에게 현금을 살포하고, 1인 가구에도 현금살포를 하면 도대체 국가재정이 어떻게 되겠느냐. 전체적 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토론회 막판에도 추징금 이슈를 놓고 한 차례 더 충돌했다.
김 후보는 "아까 내게 주신 개인적 문제 관련은 명백하게 틀린 말씀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하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추징금 문제와 관련 13년 미납에 대해 '완납했는데 미납했다 이야기했다' 했는데,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은 '13년째 미납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팩트이고 허위사실 아닌 진실"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가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씨나 이런 분과 달리 내가 쉽지 않은 금액을 오랜 기간에 걸쳐 갚아낸 게 아니겠느냐"라며 "그것도 갚지 않았다고 한 것 자체가 법 위반"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고발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선거 때 고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죄송하지만 내가 승리해서 그 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라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