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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의간음죄' 총선 쟁점 부상?…한동훈 "野 다수당 되면 통과"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3.27 00:10 수정 2024.03.27 01:0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민주당 총선 공약에 '비동의간음죄' 포함

한동훈 "취지 좋지만 억울한 피해자 양산,

시민들 선택의 중요한 지표로 봐달라"

'이대남' 총선 표심 가를 전선으로 부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 북구 호계시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비동의간음죄를 22대 총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총선의 표심을 가를 하나의 전선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성범죄 예방과 처벌 강화를 위한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실무상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동의간음죄 도입은 '삶의 질 수직 상승을 위한 민주당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민주당 총선 정책공약집에 담겼다.


비동의간음죄는 '상대방과의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죄로 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간음'을 구성요건으로 두고 있는 현행 강간죄의 기준을 큰 폭으로 완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폭행 또는 협박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면 강간죄로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젠더 이슈와 맞물려 젊은 세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의제 중 하나다.


'동의 없는 강제 성관계는 범죄'라는 대전제에는 일단 여야 간 이견이 없다. 문제는 내심의 의사인 '동의' 여부로 강간죄를 판별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재판에서 검사가 피해자의 '동의 없음'을 입증해야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피고인이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요지다.


검사 출신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울산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 내심의 동의 여부로 범죄를 결정하게 되면 실무에서는 고발당한 사람이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데 (비동의간음죄가 도입되면) 사실상 입증책임이 혐의자에게 전환된다"며 "그랬을 경우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입증책임 전환의) 그 문제 때문에 비동의간음죄의 좋은 함의에도 불구하고 이 체제를 우리 법에 도입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법원이 강간죄에 있어 폭행과 협박의 범위를 넓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동의'라는 내심의 개념을 갖고 새로운 범죄 구성요건을 만드는 것의 필요성은 현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범죄 피해를 막아야 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실천해왔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이 법이 통과되게 되는데 총선에서 시민들이 선택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비동의간음죄는 지난해 대정부질문에서도 한 차례 쟁점이 된 바 있다. 류호정 당시 정의당 의원은 "수사 실무상 (입증책임) 부담은 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개정하지 못할 이유는 아니다"며 "새로 쌓이는 판결은 이미 폭행 여부보다 동의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우리 법에서 모든 정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대법원 판례가 성범죄에 굉장히 유연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거기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동의 없는 성관계는 기본적으로 범죄"라면서도 "그게 어떻게 표출돼서 객관적으로 보느냐에 대해 지금까지 폭행·협박이라는 구성요건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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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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