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미래, 4일부터 비례 후보 접수
"국민의힘의 도구" '동일체성' 강조
'유권자 의사 왜곡 野 연합당'과 차별
이면엔 '한선교 파동' 방지 목적도
비례대표 의석을 노리는 정당들이 속속 창당 작업을 완료하며 22대 총선 비례대표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복수의 정당들이 경쟁과 전략적 연대를 표방하며 난립하는 형국이라면, 여권에서는 국민의힘과 '동일체성'이 강조된 국민의미래로 지지층 누수와 내부 공천 갈등을 동시에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
3일 더불어민주당은 새진보연합·진보당·시민사회와 공동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 위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재명 대표는 창당대회 축사에서 "나라의 희망과 미래를 향해 뜻을 같이 하는 모두가 이번 총선에서 손을 맞잡고 이겨내는 출발점이 바로 더불어민주연합의 출범"이라고 강조했다.
더민주연합은 시민사회계를 시작으로 진보당·새진보연합·민주당 순으로 반복하며 비례대표 후보를 배치한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 4명, 진보당 3명, 새진보연합 3명을 당선권에 배치, 의석을 사실상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1% 안팎 소수의 지지율이라도 연대를 통해 모은다면, 지역구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같은 날 조국혁신당도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비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초대 당대표로 추대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검찰독재의 강'이며 '윤석열의 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조국혁신당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조 대표는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를 시도 중이다. 민주당과 지역구 경쟁을 피하는 대신 민주당 지지층을 상대로 정당 투표를 호소함으로써 표심 일부를 가져오는 전략이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친문' 선명성을 내세웠던 열린민주당과 비슷한 패턴이다. 실제 조 대표는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찍고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어달라"고 했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4일부터 후보자 신청을 받으며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미래는 전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유일준 변호사를, 공관위원에는 전종학 변리사와 전혜진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학과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공관위원을 겸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의 공천이 국민의미래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없는 민주당식 비례연합정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유권자가 어느 당의 어떤 후보에게 본인의 표가 가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고집한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민주주의 본령과 얼마나 어긋나는지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면에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발생한 '한선교 공천 파동'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목적도 있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는,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통합당에서 영입한 인사들을 철저히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배제해 논란이 적지 않았다.
유일준 위원장도 이를 고려한 듯 "4년 전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을 했는데, 그때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이 아무런 정보 교류 없이 별도로 하면서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실무자'로서, 국민의힘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도구로서 국민의미래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스스로 역할을 제한했다.
다만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국민의미래로 이동 배치하는 작업은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고 또한 개별 의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정지작업'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유리한 기호를 받기 위해서는 민주당 현역 의원 이탈에 따른 이합집산, 민주당 위성정당 더민주연합의 규모 등 정국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현역 의원 20명을 보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갖도록 조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