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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횡사, 친명횡재’공천에 신음하는 민주당


입력 2024.03.02 06:06 수정 2024.03.02 19:10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 41% vs 더불어민주당 36%

총선 공천 공정성 평가, 국민의힘 공정 40% 〉민주당 27%

‘비명횡사, 친명횡재’ 빅데이터...긍정 감성 각각 12%, 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신음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천의 가장 민감한 인물이 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끝내 공천하지 않았다. 경쟁자들을 모조리 다 거세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지난 2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친명 지도부에 “서울 중·성동구갑에 대한 전략공관 위원회의 추천 의결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묻고 싶다”며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하나일 때 승리했다”며 “명문(明文)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공천 논란은 한 두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왔던 비명계 5선 설훈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한다.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은 모두 쳐내며 이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를 조선 시대 최고 폭군인 ‘연산군’에 비유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피범벅’이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전에서 “남의 가죽 벗기다가 피칠갑 된다”, “왜 당신 가죽은 안 벗기나” 등의 발언을 한 홍영표 의원이 “선거 참패 전망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굉장히 안이하다”고 규탄했다. 홍영표 의원은 “지금 민주당 공천의 진행을 보면 하위 평가 20%가 약 31명으로 3분의 1 정도가 커밍아웃을 했다. 그런데 31명 중에 28명은 친문이나 비명 의원들”이라며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 대표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 친문·비명을 비롯한 반대 세력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식의 공천이 진행되다 보니까 우려가 큰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장 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2월 22~23일 실시한 조사(전국 1015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1.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41%, 더불어민주당 36%로 나왔는데 주목할 점은 같은 조사에서 지난 8월 이후로 국민의힘에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민주당이 선거를 40여 일 남겨 둔 시점의 조사에서 ‘크로스(지지율에서 우선순위 자리가 뒤바뀌는 결과)’를 당했다. 서울은 국민의힘 43%, 민주당 31%로 12%포인트나 국민의힘이 앞서는 결과로 나타났다. ‘낙동강 벨트’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분석을 많이 하고 있는데 부산울산경남(PK)지역은 국민의힘이 48%로 17%포인트나 앞서는 결과로 나왔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공천 파동의 결과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역대 선거를 돌아보면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에서 무너졌을 때 전체 선거를 승리한 적이 없었다. 민주당 위기설이 단순히 엄살이 아니라 치명적인 타격으로 보이는 이유다.


박용진 의원과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을 하위 평가하면서 친명과 비명의 반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로 민주당이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고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 법률 대리인으로 활약했던 인사들이 대거 공천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장동 공천’이라는 혹평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과 서울경제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잘했다고 보는지. 잘못했다고 보는지’ 물어보았다. 긍정 전체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이 공천을 공정하게 했다는 평가는 40%, 더불어민주당은 27%로 13%포인트 국민의힘이 더 공정성에서 앞선다. 특히 이번 총선의 핵심 지역인 서울에서 두 정당의 공천 공정성은 국민의힘 47%, 민주당 24%로 꽤 큰 차이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공천 갈등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공천 탈락자들의 폭탄 발언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확대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전략지역구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선거에서 가장 큰 위기는 아군이 적군으로 돌변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위기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단순히 묵살하고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상태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떤 결과일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지난 2월 19~28일 기간 동안 비명횡사와 친명횡재에 대해 파악해 보았다. 비명횡사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반발’, ‘비판하다’, ‘갈등’, ‘정체불명’, ‘체포’, ‘범죄’, ‘불만’, ‘즐기다’, ‘우려’, ‘반발하다’, ‘위기’, ‘합리적’, ‘의혹’ 등으로 나타났고 친명횡재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논란’, ‘비판하다’, ‘갈등’, ‘반발’, ‘정체불명’, ‘불만’, ‘즐기다’, ‘달다’, ‘위기’, ‘허위’, ‘괴담’, ‘의혹’, ‘불만’ 등으로 나왔다. 극도로 부정적 내용이 도배된 결과다. 공천 파장으로 일그러진 민주당의 민낯이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에서 비명횡사는 긍정 12%, 부정 87%로 나타났다. 친명횡재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긍정 감성 비율이 11%, 부정 비율은 86%로 나와 압도적이었다(그림).


결국 공천 파장과 영향은 이번 선거의 프레임이 되고 있는 두 인물로 수렴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조용한 공천’에 대한 평가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쪽으로 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막장 공천 양상은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연결되고 있다. 한국갤럽과 서울경제의 조사 결과 한 위원장의 직무에 대한 긍정 평가는 52%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직무 평가는 사뭇 달랐다. 긍정 평가가 36%로 나왔다. 민주당이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신음하고 있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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