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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랜드 크로스'…나경원·한동훈·원희룡, 1시간 간격 당권도전 선언


입력 2024.06.23 07:00 수정 2024.06.23 07: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23일 오후 국회에서 1시간 간격 출마선언 기자회견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1시간 간격으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나경원, 23일 오후 1시 출마선언 회견
캠프 명칭 '재집권 캠프'…"대권주자
많은데 너무 빨리 하나로 가선 안돼"
'당이 키우고 당 지킨 사람' 강조할 듯


나경원 의원이 가장 이른 23일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먼저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 나 의원은 출마선언에 앞서 21~22일 이틀간 대구·경북·충북을 돌며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고 네 곳의 당원협의회 행사에 참여하는 등 책임당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경쟁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장관과 한동훈 전 위원장이 주말간 출마선언문 준비에 주력하며 대외 일정을 잡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나 의원이 넓은 보폭을 보인 것은 각종 전당대회와 당내 경선 경력이 풍부한데서 나오는 관록을 과시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 의원은 캠프 명칭을 '재집권 캠프'로 정했다.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는 그 자신이 대권주자가 아니라 여러 대권주자들을 잘 관리하고 육성할 수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 여러 대권주자가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당대표 되는 게 바람직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날 경북 칠곡군 왜관역 인근에서 열린 성주고령칠곡 당협간담회에서 나 의원은 "우리 당에 좋은 (대권) 후보들이 많은데 너무 하나로 빨리 지금부터 휩쓸려 가서는 안된다"며 "이번에 당대표를 하면 대권 후보들을 잘 세워주고, 많은 후보들 속에서 당이 풍성하게 되는 것을 내가 해보겠다"고 자임했다.


아울러 '당에서 오랫동안 키우고 당을 흔들림 없이 지킨 사람'이라는 점 또한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을 동시에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 원 전 장관은 제주도지사 시절 한때 당을 떠났던 적이 있고, 한 전 위원장은 총선을 앞둔 지난해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입당해, 당 경력이 채 만 1년도 되지 않는다.


한동훈, 23일 오후 2시 출마선언 회견
국회 서는 건 처음…원외불가론 돌파
출마선언문 직접 작성 "정치 현안,
질의했을 때엔 분명한 메시지 낸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같은날 오후 2시에 마찬가지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 원외(院外)인 한 전 위원장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 기간에는 기자회견을 할 일이 있어도 중앙당사에서 했었다. 출마선언 장소가 기획 단계에서는 여러 곳 거론됐으나, 민주당이 국회에서 입법 폭주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외 당대표 불가론'을 불식시킨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국회가 선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1973년생으로 1963~1964년생인 경쟁 당권주자 나 의원, 원 전 장관보다 열 살 아래인 한 전 위원장은 출마선언에서 이른바 중수청, 중도·수도권·청년으로의 지지 외연 확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선언문은 한 전 위원장이 직접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이른바 '용산'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서는 출마선언문 자체에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거론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박정훈 의원이 앞서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하며 "당정관계를 '건전한 긴장관계'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정도 수위에서 언급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다만 출마선언 이후에 있을 출입기자들과의 문답에서는 민감한 내용도 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물론 '채상병 특검법' 등 예민한 현안에 관한 질문이 당연히 나올 것으로 보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광재 캠프 대변인은 이날 JTBC '단도직입'에 출연한 자리에서 "채상병 특검법이라든가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서 출마선언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당연히 언론인들이 질문을 할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도 나름의 답변을 할 것"이라며 "현안에 대해 기자들이 질의했을 때에는 분명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23일 오후 3시 출마선언 회견
'당정관계' 비중 있게 담길 듯…저절로
나경원·한동훈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
'원팀 캠프'…명함에도 '이러단 다 죽어'


원희룡 전 장관은 같은날 오후 3시에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당권 도전 결단을 상대적으로 늦게, 그리고 다소 갑작스레 내리게 된 원 전 장관은 주말 동안 대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출마선언문을 다듬는 한편 잠재적인 최고위원 후보군과의 소통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장관의 출마선언문에는 당정관계가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으로서 원만한 당정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지만, 이러한 당연한 것을 강조함으로써 굳이 경쟁 당권주자에 대한 직접적인 네거티브를 하지 않더라도 나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캠프 명칭도 '원팀 캠프'로 정했다. 전당대회용 명함에 '이러다가 다 죽는다'는 내용을 담은 것도 당정 갈등으로 당이 정권을 잃고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시절을 책임당원들에게 저절로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공식 출마선언을 하기에 앞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던 입장문에서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던 바 있다. 출마선언문에서는 이 내용을 보다 구체화해서 어떤 식으로 당정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해나가는 가운데, 어떠한 변화와 개혁을 추구할 것인지를 담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정관계 외에 방점이 찍힐 대목은 '경륜'과 지난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한몸을 던졌던 '헌신'이 될 전망이다. 3선 의원에 최고위원·사무총장, 재선 광역단체장을 거쳐 현 정부 들어서는 인수위 기획위원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나 의원은 선수(選數)로는 5선 중진으로 위에 있지만 단체장과 입각 경험이 없다. 한 전 위원장은 장관은 지냈지만 정치와 당무 경력은 총선 때 잠시 비대위원장을 지낸 것 외에는 없다시피 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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