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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암 수술' 하듯…단기적 혼란, 중장기적 효과는 [이재명 체포안 가결 ④]


입력 2023.09.22 02:00 수정 2023.09.21 23:5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국민 여론' 악화 전망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에도 악영향 우려

추후 지도부 따라 중장기 여론 동향은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도 단기적인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지지층들과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이 사분오열 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목전의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에 '사법 리스크'란 부담을 안겨왔던 이 대표가 꺾이면서 쇄신을 전면에 내건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여론이 긍정적으로 돌아서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 결과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재적의원(298명) 중 295명이 참여했다. 입원 중인 이 대표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인 국민의힘 소속 박진 외교부 장관,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여부를 판단 받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해 민주당이 단기적인 혼란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단식까지 했음에도 당내 이탈표로 인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만큼 당 장악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영향력 약화는 친명계에겐 치명타로 작용하면서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을 위시한 지지층과 일반 국민들에게도 실망감이 표출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시민 즉, 유권자들은 영장실질심사와 같은 복잡한 개념을 떠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면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반 국민들이 '이 대표가 죄를 지었구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이 상황을 방어했던 민주당에 대한 반발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이 대표가 본인의 생명까지 걸고 단식 투쟁하는 것까지는 이해를 했던 사람들도 사실상의 부결을 바라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고 실제 체포동의안이 통과가 되면서 '이 정당은 도대체 무슨 정당인가'라며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특히 오는 10월 11일로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 대표의 구속 전망이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략공천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를 지원해야할 지도부가 약화되다 못해 붕괴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진 후보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오는 22일로 예정돼 있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의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병 평론가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통과로 국민들은 '저런 정당한테 우리가 과반을 줬느냐'는 불만을 품을 수도 있다"며 "그 와중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중심이 돼 이른바 '수박 찾기'에 나서는 모습들이 나오게 되면 그걸 바라보는 국민들 입장에선 '저런 사람들이 내년 총선에 나선다'는 우려를 하게 될 것이고 이는 가까운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중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체내의 암(癌)덩어리를 적출하듯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을 통해 '사법 리스크'의 근원을 제거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수술 환자가 재활하듯 다소의 혼란을 겪겠지만 7개월 뒤의 총선까지 보면 되레 당의 체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정치권에선 중장기적인 영향을 보려면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와 그로 인한 당 지도체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인용돼 실제 구속된다면 민주당이 중장기적으론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대표 체제가 이대로 무너져 중립적인 인사가 비상대책위원회나 선거대책위원회를 맡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민의힘에 어떤 프레임을 걸어도 다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 국면에선 민주당에 유리한 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장실질심사가 기각될 경우에는 민주당 입장에서 '꽃놀이패'를 쥘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신율 교수는 "영장이 기각이 됐다고 하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이 대표의 구속을 주장했던 국민의힘이 여론의 탄력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율 교수는 "만약 구속되고 나서도 이 대표가 옥중에서 '대표 권한을 계속 행사하겠다'고 주장할 경우엔 민주당은 굉장히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총선을 대비한 전략을 짜고 또 구사해야 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시간을 못 벌게 될 수가 있는 만큼 민주당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이 대표의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안 받아주면 말 그대로 이 대표는 날개를 달게 될 텐데 그러면 당내 배신자들 찾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중심이 된 공천관리위원회를 둬서 아마 절반 이상의 물갈이를 예고할테고 그럴 경우 당내 반발이 더 심해질 수도 있어 총선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실제 구속되더라도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될 경우 사실상 옥중 공천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며 "공천 방향을 다 세팅해놓고 내년 총선을 비대위 중심으로 치르게 되면 민주당을 향한 반감을 막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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