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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연구팀, '임신진단키트'로 암 알츠하이머 등 측정 기술 개발


입력 2023.09.21 11:34 수정 2023.09.21 11:35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생명현상 지표 단백질 분해 효소 프로테아제 활성 측정

시중 임신진단키트 이용 신속·간편 검출...사업화 기대

(가) 그림은 프로테아제 센서와 이를 이용한 프로테아제 활성. 검출하고자 하는 프로테아제가 존재할 때, 센서로부터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이 방출되고 이는 임신진단키트를 통해서 검출할 수 있다. 즉, 프로테아제 활성과 임신진단키트의 신호는 비례한다. (나)프로테아제 활성 측정 절차. 시료와 프로테아제 센서를 혼합한 용액을 임신진단키트에 로딩한다. 이미지 분석을 통해서 정량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주대 제공

아주대 연구팀이 실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임신진단키트를 활용해 프로테아제 효소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테아제는 단백질의 분해에 관여하는 생명현상의 지표이다. 프로테아제의 비정상적 활성은 많은 종류의 질병과 연관돼 있어, 신속·간편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의 원천기술로 활용, 사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아주대학교는 유태현·윤현철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공동 연구팀이 프로테아제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 이를 임신진단키트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20종류의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을 통해 구성된 고분자 형태가 단백질인데, 프로테아제는 이러한 단백질 내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인지해 이 결합을 절단할 수 있는 효소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분화와 성장, 면역과 감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에 의해서 조절되고, 이 효소의 비정상적인 활성은 암, 염증 질환, 알츠하이머 등 여러 질병의 발생과 연관돼 있다.


실제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의 타깃이며, 혈우병(제8인자, 제9인자 등)의 경우에는 치료제로 사용되는 등 여러 질병의 치료·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약학적 활용과 질병의 빠른 진단 및 관리를 위해 프로테아제를 신속·정확·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학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프로테아제 검출 방법은 고가의 장비와 분석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에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고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수준까지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아주대 연구팀은 먼저 아미노산 서열을 변경해 단백질을 개량하는 기술인 단백질공학(protein engineering)과 화학반응을 통해 생체분자(biomolecule)에 다양한 작용기를 도입하는 기술인 바이오컨쥬게이션(bioconjugation) 기술을 이용, 검출하고자 하는 프로테아제에 의해서 선택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아울러 특정 프로테아제가 존재할 때 센서에서 임신 중에 태반으로부터 만들어지는 호르몬의 일종인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human chorionic gonadotropin; hCG)'이 방출되도록 함으로써, 임신진단키트를 통해 측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즉 시료와 센서를 혼합한 용액을 임신진단키트로 분석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타깃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임신진단키트는 제작이 쉽고 비용이 매우 저렴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일상에서 쉽게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


아주대 연구팀의 센서는 프로테아제의 종류에 따라서 센서 물질을 쉽게 제조할 수 있도록 고안·설계됐고, 연구팀은 여러 프로테아제 가운데 대표적인 세 종류의 프로테아제(MMP-2, thrombin, caspase-3)에 대한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앱을 통해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 생체 물질 분석을 위한 자원이 제한된 여러 환경에서도 비교적 쉽고 간편하게 프로테아제 검출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유태현 아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센서 물질과 임신진단키트는 간단한 공정만으로 제조할 수 있다”며 “이에 프로테아제 진단키트의 개발로 이어져,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관리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아주대 연구팀은 해당 기술에 대한 여러 기업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공동 연구 및 기술이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임신진단키트를 이용한 프로테아제 활성 측정 방법 개발(Coupling hCG-based protease sensors with a commercial pregnancy test strip for simple analyses of protease activities)’이라는 논문으로 센서 분석 화학 분야의 최상위 저널인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9월호에 게재됐다. 아주대 유태현·윤현철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박현지 박사(아주대 분자과학기술센터)와 김유선 학생(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이 공동 제1저자로, 이경원·권민지 학생(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이 공동 저자로 함께 했다.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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