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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입장 선회 윤관석, 증거 확실해 시인한 듯…보석·양형도 염두" [법조계에 물어보니 239]


입력 2023.09.20 05:04 수정 2023.09.20 05:04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윤관석, 18일 첫 공판준비기일서 "돈봉투 10개씩 20개 전달받아…공소사실 대부분 인정"

법조계 "윤관석, 증거 기록 살펴본 뒤 더 이상 부인해도 실익 없다고 판단했을 것"

"구속 피고인에게 무죄 내려지는 경우 드물어…양형 노리고 금액만 낮춰 주장한 듯"

"핵심 인물, 윤관석 돈봉투 수수 혐의 인정한 만큼…향후 돈 전달받은 의원들에 대한 수사 탄력받을 듯"

무소속 윤관석 의원.ⓒ연합뉴스

이른바 '민주당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돈봉투 20개를 받았다며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법조계는 "증거와 진술이 상당수 나온 상황에서 마냥 부인하면 실익이 없고 최근 청구한 보석이 기각될 우려도 있는 만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이 수수 혐의를 인정한 만큼 앞으로 돈을 전달받은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범행에 가담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이씨 등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돈봉투 10개씩 총 20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그간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는데 재판을 시작하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나아가 재판부가 "(국회의원들에 대한) 일련의 금품 전달 과정은 송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되게 할 목적으로 이뤄졌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윤 의원 변호인은 "당시 윤 의원이 봉투 속을 봤는데 300만원이 아닌 1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했고, 동료 의원들에게 살포할 돈봉투 마련을 지시·권유했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이와 관련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공판준비기일 전에 증거기록을 모두 살펴보고 부인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며 "증거가 분명한데도 마냥 부인 할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 때문에 지난 15일 청구한 보석이 기각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자고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지난 8월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수수 혐의를 인정한 이상 이후 다른 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 및 실제 전달받은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힘을 받을 것이다"며 "다만, 깔끔하게 인정한 것이 아니라 금액을 축소하고 '적극적 개입이 아니라 협의한 것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겼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애초 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어느 정도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는 의미로 봐야하고 일반적으로 구속 된 사람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최근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박용수 씨의 핵심 진술도 나온 까닭에 더 이상 부인해봤자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 공소사실은 인정하되 금액을 축소함으로써 유리한 양형 사유를 노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변호인 측에서 굳이 없는 죄와 모든 공모 책임을 덮어쓸 필요는 없으니 우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자는 식으로 전략을 짜 윤 의원을 설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윤 의원 입장에서도 현재 자신이 구속된 이유가 그간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모르쇠로 일관해온 데 따른 결과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헌 변호사(법무법인 홍익)는 "윤 의원이 사실상 범죄 사실을 인정한 만큼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며 "다만 총선을 앞두고 큰 정치적 이슈들이 모여있을 뿐 아니라 상대가 현역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도 당장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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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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