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션위크에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프레이 옷'이 등장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CNN은 파리 패션위크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패션브랜드 코페르니의 쇼를 꼽았다.
쇼는 지난달 30일 열렸다. 이날 코페르니의 쇼 마지막 무대에서 유명 모델 벨라 하디드는 상체를 손으로 가리고, 하의는 속옷만 입은 채 무대에 올랐다.
런웨이를 걷던 하디드는 갑자기 무대에 멈추어 섰다. 이어 스프레이 건을 손에 든 두 명의 남성이 등장했다.
이들은 하디드를 향해 무언가를 분사했다. 놀랍게도 10여 분이 지나자 하디드의 온몸을 덮은 하얀색 섬유 물질은 천으로 변했다.
CNN은 "(천으로 변한 물질이) 실크나 면처럼 보였지만 만지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작업이 끝나자 무대에는 코페르니의 디자인 책임자 샬롯 레이몬드가 올라왔다. 레이몬드는 하디드의 팔과 목 가장자리에 묻은 섬유를 정리하고 준비한 가위를 꺼내 원피스 하단에 트임을 만들었다.
속옷 하의만 입고 무대에 올랐던 하디드는 어느새 화이트 드레스를 차려입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코페르니의 공동설립자 세바스티앙 메이어는 "이 드레스는 일반 드레스처럼 보관하고 옷걸이에 걸어둘 수 있다"면서 "더 이상 원하지 않으면 액체에 담갔다가 필요할 때 다시 뿌려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패브리캔'이라고 불리는 이 혁신적인 소재는 스프레이 안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몸에 닿는 순간 섬유로 변화한다. 또 원액으로 되돌릴 수도 있는 친환경 물질이다.
이날 무대에서 제작된 드레스는 판매하지 않고 코페르니 쇼룸에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