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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넘어 그룹으로...이재용, 보폭 넓히는 이유는


입력 2022.09.30 15:13 수정 2022.09.30 15:13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뉴삼성' 광폭 행보, 인수합병도 언급

연내 '회장 승진설'... 업계에선 '글쎄'

강력한 리딩 메세지 나올 확률은 ↑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를 넘어 건설과 금융 계열사로까지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간 전자 계열사 위주의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곧 그룹 차원의 강력한 리딩 메세지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틀전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사옥에 있는 삼성생명을 찾아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30대 젊은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 부회장이 해당 자리를 갖고 싶다는 뜻을 직접 밝혀 만들어진 자리라는 점이다.


이 부회장이 금융 계열사 임직원까지 직접 챙기는 모습은 사실 이례적이다. 나아가 이 부회장은 젊은 30대 지점장들과의 만남에서 분위기가 고조되자 본사에 마련된 자신의 집무실 투어를 깜짝 제안했다. 이어 집무실 벽에 걸린 거꾸로 된 세계 지도를 보여주며 "창의적인 생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지도"라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이 중심에 놓인 지도를 두고 싶었는데, 시중 판매 지도는 모두 유럽이나 미주 대륙이 중심에 있어 특별히 따로 제작한 것"이라며 "전 세계 삼성 사업장 위치도 한눈에 볼 수 있게 표시해 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광폭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26일에는 삼성생명과 증권·카드 등의 계열사까지 포함된 40여명의 계열사 사장단과 직접 오찬을 가지며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앞서 특별사면 복권으로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후엔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 엔지니어링, SDS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찾기도 했다.


그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전기·디스플레이·SDS·SDI 등 전자 계열사 위주의 활동을 펼쳤던 것이 그룹 전체로 확장된 모습이다. 글로벌 현장 경영도 재개했다. 아울러 최근 유럽 출장 귀국길에는 대형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많은 발언을 쏟아내 주목 받기도 했다.


자연스레 삼성 안팎의 업계에서는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시기에 대해선 다소 엇갈리기도 하지만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삼성은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회장 직함이 없는 곳이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이후 11년째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다. 2020년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 타계한 이후 2년 동안 삼성 회장직은 계속 공석이다. 이에 여건은 무르익었지만 이 부회장이 승진에 큰 의지가 없다는 후문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회장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면모를 이미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보인 바 있다. 지난 2017년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지난 21일 출장 귀국길에서도 "(승진보다)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회장 승진과 별개로 반드시 '뉴삼성'을 이끌기 위한 강력한 리딩 메세지는 나올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감 생활 및 사법 리스크에 오래 발이 잡혀있었던 만큼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그룹 역량을 한데로 모으는 기폭제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지껏 대내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 부회장이 강력한 리딩 메세지를 낼 기회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대규모 시스템으로 그룹을 지탱해왔지만 향후 차세대 동력을 이끌기에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에서도 오너가 어떤 메세지를 내느냐에 따라 그룹의 결속력과 명운이 달라진다"며 "최근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 대통령 특사 등의 행보로 봤을 때 그룹 차원에서도 '오너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꼭 회장 승진이라는 타이틀이 없더라도 리딩 메세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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