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요구 거절당해” 근거 없는 ‘지라시’ 퍼져
사실과 다른데…민주당, 지라시 내용 취지 공세
”전세계적 슬픔이 국내 정치 위해 활용돼 유감
나라의 힘은 온전한 팩트와 흔들리지 않는 진심”
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런던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현장 일정과 관련, 한국으로부터 근거가 부족한 가짜뉴스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이 강도 높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현지시간 19일 오전 런던에 마련된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그런 전세계적인 슬픈 날인데,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해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이 유감이다"고 언급했다.
이는 소위 '지라시'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글이 이날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퍼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라시 속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비판 목소리를 낸 사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말머리에 '받은글'이라 적힌 채 국내 SNS 상에서 빠르게 퍼졌던 글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전날 런던 도착 후 예정됐던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취소한 배경에 '무리한 의전 요구'가 있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지라시 본문에는 "미국과 프랑스는 사전에 의전이 조율이 되었지만 한국은 도착해서 의전을 요구했고, 영국은 무리한 요구라며 일반 조문을 권했다"라며 "미국과 프랑스는 사전 합의를 통해 전용차를 이용했지만 한국은 사전 협의 없이 전용 차량을 요청했다가 모두 거절당했다"라 적혔다.
또 "한국은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요한데, 윤 대통령은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안다"는 주장이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라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일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측이 런던 도착 전부터 현지 교통사정으로 인해 변경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으며, 실제 현지 도착 후 영국 왕실 측의 안내로 하루 순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워낙 200만 명의 조문객이 모이고 250여 명의 정상들이 참석한 데다 공항 사정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하는 리셉션 시간까지도 촉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도착할 때 정부 대표 두 사람과 왕실대표 한 분이 영접을 나와주셨고, 왕실 차원에서 차량을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콘보이가 4~5대 정도 붙었는데, 보통 250여 명 정상들에게 이 정도 규모로 배치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희가 리셉션에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에 착륙했기 때문에 왕실이 사이드카 배치를 통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원활한 이동을 도운 것"이라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조문 일정이 끝까지 확정되지 않았었다고 말씀드렸던 것은 영국 내 상황을 영국 왕실도, 정부도 자신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영국 왕실의 예우가 더 각별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문 취지에 안 맞지 않나, 왕실 배려의 각별함은 어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혜 수석은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와 진심으로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인데, 최선을 다해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같은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흔들려 해도 흔들리는 것은 우방국과 대한민국의 신뢰로, 마치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는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는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김 수석은 "저는 나라의 힘이 온전한 팩트와 흔들리지 않는 진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오전 11시 런던 웨스터민스터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장례미사에 참석했으며, 장례 미사는 사제의 미사 개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성경 봉독, 찬송,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장례식 이후 윤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여왕과 함께 동시대를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내용의 조문록을 작성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