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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채무 '수원 세 모녀' 생활고…지자체도 이웃도 아무도 몰랐다


입력 2022.08.23 05:38 수정 2022.08.22 20:45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극단적 선택 추정 3명 모두 암 진단…유서 “지병과 빚으로 생활 어려웠다”

채무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져…병원비 문제로 월세 제때 내지 못하는 경우 많아

지자체에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 신청하거나 상담한 적 없어…전입신고도 안 해

경찰청 전경. ⓒ연합뉴스

경기 수원시의 다세대주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가 투병 등으로 인한 생활고에도, 복지서비스 등을 신청하지 않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의 어려움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이들이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두 딸이며,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투병 중이었다. A씨는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은 각각 희귀 난치병 등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채무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고, 병원비 문제로 보증금 300만원에 40여만원인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친척이나 이웃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대부분 바깥출입 없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 왔고, A씨의 남편도 지병 등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에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경기 화성시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 등록이 된 상태에서 2020년 2월 수원의 현 주거지로 이사했는데, 당시 전입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이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렸다면 상황에 따라 월 120여만원의 긴급생계지원비나 긴급 의료비 지원 혜택, 주거 지원 등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들이 만약 전입신고를 했다면 통장이 확인 방문을 해서 이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생활 서비스 상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추정 시간 등을 밝힐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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