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 '반(反)이재명 단일화'엔 선그어
"반명 단일화로는 당 이끌 수 없어"
박용진, '1대1 구도' 성립에 방점
"아직 70% 투표 안해…이제 시작"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전당대회 중도 사퇴를 밝혔다. 강 후보의 사퇴로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 간의 일대일 구도로 전환됐다.
강훈식 후보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당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며 "남은 두 분 중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대에게 무력하게 무너져버린 민주당의 무능력이 아프고 부끄러웠다"며 "두 번의 연이은 패배 후 집단적 무력감에 빠진 우리 모습이 두렵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패배를 딛고 일어나 무너졌던 우리 안의 기본과 상식을 되찾는 민주당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드는 당대표가 되고 싶었다"며 "이제 그 과제를 두 후보께 맡기고 저는 다시 1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무명의 강훈식을 이끌어준 지지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며 "당대표로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우리 민주당을 더 넓고, 더 젊고, 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다름이 공존하는 통합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은 더 바삐 더 치열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직후 현장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강훈식 후보는 자신의 사퇴가 박용진 후보와의 이른바 '반(反)이재명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 후보는 "반명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지지자들의 선택이 남았고 그것은 그분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지도가 낮은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이라는 것은 활주로의 방지턱 같은 것"이라며 "많이 뼈아팠다. 젊은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한 서로 간의 비전을 공유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강훈식 후보의 전격적인 중도 사퇴에는 전날 자신의 '안방'인 충청권 순회경선에서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는 전날 지역구(충남 아산을)가 있는 대전·세종·충남북 권역 순회경선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충남에서는 17.3%를 득표해 박용진 후보(15.9%)를 1.4%p 차로 제치고 '깜짝 2위'를 했으나, 대전·세종·충북에서는 한 자릿수대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현재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6.8%로 이재명 후보(73.3%), 박용진 후보(19.9%)에 이어 3위다. 전날 발표된 1차 국민여론조사에서도 3.4%로 이 후보(79.7%), 박 후보(17.0%)와 적지 않은 격차를 보였다.
한편 다가오는 광주·전남북 순회경선에 대비해 호남에서의 당원간담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용진 후보는 비록 강훈식 후보의 지지 선언은 얻어내지 못했지만, 당대표 경선이 1대1 구도로 전환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경선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박용진 후보는 "이제 경선은 1대1 구도로 전환됐다"며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중반을 지났지만 아직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미래 세대인 '97 세대'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