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그곳의 기술이나 시스템을 배우고 싶은 의지는 커…현실적으로 힘들어”
“해외 진출 하려면 시스템 안에 녹아들어야…경쟁력 갖추기 위한 투자가 필요”
“해외 영화, 드라마가 국내에서 촬영을 할 때 스태프로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모두가 하고 싶어 한다. 어깨너머로라도 배워보고 싶은 것이다. 물론 큰 역할이 주어지지는 않아 무언가를 얻기는 힘들다. 해외에 진출해 그곳의 기술이나 시스템을 배우고 싶은 의지는 다들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촬영 스태프는 스태프들의 해외 시장 진출 의지와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개개인의 역량에 큰 격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촬영 환경, 시스템의 차이가 분명 있다는 것이었다.
앞서 해외 시장 진출 의지에 대해 언급한 스태프는 “우선은 국내 현장과 할리우드를 비롯한 해외는 규모 자체가 다르지 않나. 또한 국내 현장 환경이 개선이 됐다고는 하지만, 할리우드만큼의 인력과 장비, 시간을 줄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들일 수 있는 공도 다르고, 이 과정에서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한 시각효과 업체 관계자 또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해외로 간 아티스트 또는 앞서 경험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정 스트레스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더라. 우리처럼 일정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 높이는데 그 시간을 쓸 수 있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게 된다. 자연스럽게 실력이나 경력도 좀 더 완성도 높게 쌓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어적인 문제는 물론, 입지를 다질 때까지 드는 비용과 적응 문제 등을 고려하면 큰 각오나 목표 없이는 해외 진출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시각효과 업체 관계자는 “국내는 대부분 정직원으로 채용이 된다면, 해외는 프로젝트 별로 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들이 더 많다. 작업을 잘 수행했을 때는 바로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그 여부를 미리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 가변적 상황까지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일부 스태프들이 해외에서 활동을 하고는 있으나, 그 인원이 많지는 않아 추후 더 다양한 가능성을 열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해외 영화제에 초청된 창작자에게 관련 비용을 지원하거나 기술 개발 및 수출 등의 과정을 돕는 등의 사례는 진행이 되고 있으나 해외 진출을 원하는 개개인에게 어떠한 지원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해외 진출은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시도하는 개인의 몫인 만큼 어떠한 지원을 통해 이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 이에 개개인의 역량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전망은 밝다. 다만 각 나라 간 시스템이나 또는 행정적 절차 등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에 이미 진출한 회사 또는 인력 간의 인맥을 구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두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곳들이 조금 더 프로토콜을 잘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놨다.
개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잘 관리해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이뤄지기 위해선 국내 영화 현장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촬영 스태프는 “해외 진출은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를 떠나,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 해외도 그렇지만, 현장 스태프의 경우는 대다수가 팀을 짜서 움직이곤 한다. 그 안에서 배워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방식인데, 내가 해외에 나가서 경력을 쌓아오더라도 그것이 활용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 무술 감독은 “장비 등의 차이가 크다 보니,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과 할리우드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하는 작업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해외에 진출을 하려면 그 시스템 안에 녹아들어야 하는데, 이미 그 격차가 커 완전히 다른 작업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사들도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야 새 활로를 개척하거나 하는 것이 가능한데, 지금 한국 인력들은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이 이상 발전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