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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용돈받고...高물가 시대, 티끌 모으는 짠테크족


입력 2022.07.31 06:00 수정 2022.07.29 15:23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걷기·게임 미션 시 보상

이용자 유치 전략 '치열'

토스 '만보기' 서비스 ⓒ토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푼돈을 모으는 취미가 생겼다. 핀테크 앱에서 걸음 수 만보를 채우면 주는 40원을 챙긴 다음, 은행 앱을 켜서 '지금 이자받기' 기능을 통해 1046원을 받는다. 이어 다른 핀테크 앱을 열어 한 달에 한 번 접속 시 주는 리워드로 750원을 받았다. 이씨는 10분 만에 1800원 정도를 벌었다.


최근 금리와 물가가 치솟으면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티끌'이라도 모으려는 짠테크족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걸음 수를 채우거나 앱을 접속하는 등 간단한 미션을 행하면 주는 리워드는 대개 10~100원 단위 소액이지만, 꾸준히 모으면 식사나 커피값은 벌 수 있어서다.


31일 토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작된 만보기 서비스는 사용자 휴대폰에서 측정된 걸음 수에 따라 보상 혜택을 제공한다. 1만 보 이상을 걸으면 최대 40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특정한 장소에 방문하는 미션을 수행하면, 한곳 당 20원씩 최대 100원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계열사인 토스뱅크는 자사 통장 넣어둔 돈의 이자를 매일 원할 때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운영한다. 매일 전날 잔액 기준 연 2%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일복리 서비스로, 매일 이자받기를 이용하면 전체 원금이 조금이지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삼성금융네트워크의 금융통합앱 모니모는 출석체크와 만보기 등을 통해 미션을 마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젤리'를 준다. 일반 젤리는 10원 이상, 스페셜 젤리는 1000원 이상의 값어치다. 삼성 금융계열사 상품을 얼마나 구독했느냐에 따라 적립률이 다르게 적용된다.


웰컴저축은행 이용자는 헬스케어 서비스 '웰뱅워킹'을 통해 통해 누적 걸음수가 5만보 이상일 경우 리워드를 계좌로 현금 지급받을 수 있다. 한 달 동안 20만보 이상을 걸으면 최대 3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뱅크샐러드 '뱅샐 용돈' 서비스 관련 포스터.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단순히 앱에 접속해 '받기' 버튼만 누르면 매달 용돈을 주는 '뱅샐용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뱅샐용돈은 1년 간 한 달에 한 번씩 총 12차례만 받을 수 있으며, 한번 받을 때마다 수백원에서 최대 만원 단위까지 랜덤으로 지급된다. 용돈으로 받은 뱅샐머니는 연결된 입출금계좌로 송금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포인트를 주는 금융앱들도 있다. 신한카드는 자사 앱 신한 플레이의 pLay 오락실에서 매일 4가지의 미니게임을 마친 이용자에게 최대 1000마이신한포인트를 제공한다. 대출비교 플랫폼 핀크도 매일 국내 주식시장을 예측, 적중하면 최대 200만원 상금을 제공하는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비용을 감수하고 고객 혜택과 보상 서비스를 늘리는 이유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의 자사 앱 이용 시간을 늘리려는 '락인 효과' 때문이다. 이용자의 재미·흥미를 겨냥한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도 그 이유다.


최대한 앱에 자주 들어오게 하고 한번 들어오면 앱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면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토스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기준 1400명 이상으로, 매월 35만명씩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니모의 MAU는 5월 기준 156만 6568명으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앱을 크게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고 물가 시대 MZ세대 사이에서는 아예 돈을 안쓰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는 만큼 소액이라도 모을 수 있는 앱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에게 돌아가는 보상서비스는 시작하면서 앱 이용자 수도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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