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억 넘는 고급차가 더 잘팔려…심화되는 '車 소비 양극화'


입력 2022.07.20 11:28 수정 2022.07.20 11:2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1억 이상 고가 수입차 비중 전년 보다 3.2%p 늘어

완성차 내수도 양극화로 대형차·경차 선호 뚜렷

더 뉴 S 580 4매틱 주행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비정상적인 고유가에 카플레이션(자동차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용어)까지 겹치며 자동차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고급차 선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등 1억원 이상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지난해 보다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기름값 고공행진에 유지비가 덜 드는 경차를 택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어 자동차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대수는 13만1009대로 전년과 비교해 11.3% 감소했다.


이중 1억원 이상 고가의 수입차 판매량은 3만4055대를 기록,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14만7757대 중 22.8%(3만3741대)가 1억원 이상의 수입차였음을 감안하면, 1년 새 고가 수입차 쏠림 현상이 심화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가격대에 포진한 차종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포르쉐 911, 롤스로이스 컬리넌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차 선호도 뚜렷했다. 이 기간 4000cc 이상의 수입 대형차 판매는 1592대로 전년과 비교해 8.6% 늘었다. 그 이하 크기의 수입차 판매 대수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차량으로 분류되는 수입 전기차 판매도 136.1% 급증한 6294대를 나타내 두드러진 고급차·대형차 선호 현상을 보였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도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 한국GM, 쌍용차, 르노코리아, 타타대우 등 6개 자동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은 67만2504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1% 줄었다.


이 기간 소형·중형 승용차 판매가 27.6%, 42.0% 급감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경형과 대형 승용차는 12.0%, 17.3% 감소에 그쳐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작았다.


아이오닉 5(위)와 EV6(아래) ⓒ현대차·기아

특히 대형 세단 및 중대형 SUV 판매는 상위권을 기록해 여전한 고급차 선호 현상을 나타냈다.


실제 준대형 세단인 현대차 그랜저는 지난 6개월간 3만3672대 팔리며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 내놓은 G80도 이 기간 2만6106대 판매돼 7위에 올랐다.


중·대형 SUV 선호도 뚜렷했다. 중형 SUV 쏘렌토와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상반기 동안 각각 3만1777대, 2만7034대 판매돼 2위, 5위를 기록했다.


경차 수요도 꾸준해 양극화가 뚜렷해진 모습을 보였다. 경형 SUV 캐스퍼가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에서 9위를 차지했다. 특히 5월에는 4402대를 기록, 월 최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박스형 경차인 기아 레이도 이 기간 2만1975대의 판매량을 나타내며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캐스퍼ⓒ데일리안 DB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완성차·수입차 브랜드들은 앞으로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고부가 차량 위주의 생산·판매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연기관차→전기차 패러다임 전환에 발 맞춰 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각종 친환경차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환경차량은 상대적으로 차량가액이 높아 이익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저렴한 자동차가 희귀해진다' 보고서를 통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대당 이익률이 낮은 소형 세단·해치백 생산을 줄이고 대신 수익성이 높은 SUV나 픽업트럭, 프리미엄 차종 비중을 확대해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부족과 러시아발 원자재값 상승, 중국 도시 봉쇄로 인한 부품 수급 불균형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자동차업계는 차량가액 인상, 고부가 차량 위주 판매 등으로 수익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