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구 여성들 사이에서 겨드랑이털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제모는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라는 게 이들의 견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명 패션잡지 표지 및 면도기 광고 등에서 겨드랑이털을 노출하는 모습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패션지 보그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8월호 표지에 영국 출신 배우 엠마 코린의 겨드랑이털이 그대로 노출된 모습을 담았다.
보그가 표지에 성 소수자를 내세운 것은 그가 최초이며, 겨드랑이털이 보이는 사진을 쓴 것도 처음이다.
WSJ는 1999년 영화 '노팅힐' 시사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체모 논쟁을 거론하며 "지금쯤이면 모든 성별의 겨드랑이털은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할 것 같음에도 여전히 이는 논란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과거 줄리아 로버츠는 겨드랑이털을 제모하지 않은 채 소매가 없는 드레스를 입고 포토존에서 팔을 들어 화제가 됐다. 당시 줄리아 로버츠는 "이 논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면도기 광고에서도 여성의 겨드랑이털이 등장했다. 면도기업체 빌리는 겨드랑이털을 노출한 여성의 사진을 광고에 사용하며 "면도 광고 100년 역사상 체모를 보여준 첫 브랜드"라고 홍보했다.
WSJ는 할리우드의 셀렙인 마일리 사이러스, 자넬 모네, 제미마 커크 등은 겨털이 보이는 란제리를 입고 등장한 적이 있으며 최근 많은 여배우들이 겨드랑이털을 제거하지 않고 대중 앞에 서고 있다고 전했다.
역사학자 레이첼 깁슨은 "선사 시대부터 모든 성별의 사람들이 체모를 제거해 왔으며 로마 시대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조잡한 장치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현대사를 돌아봐도 여성들은 대중에게 부드러운 겨드랑이를 보여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