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 등 "日 정국 예의주시"
"강제징용 현금화 전 해결방안 모색"
"韓中, 신뢰 쌓으며 상생 발전해야"
"원칙 입각해 일관된 대북정책 추진"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일 "일본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공동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상호 편리한 시기에 저의 일본 방문 등 관련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자위대합헌화 등 일본의 개헌 추진과 한일관계 개선 방향' 관련 질문에 "우리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속도감 있게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대한 일본의 공식 추도 일정이 확정되면 정부의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어서 파견 조문사절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피격돼 사망했다. 우리 측 조문사절단으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및 중진 의원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이날 주한 일본 대사관을 방문해 아베 전 총리를 조문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방일과 관련해 "일본 방문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일정을 조율하던 중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일본 측과 이런 방일 일정에 대해 조율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겠다"며 "한국과 일본이 우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으로서 상호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기 때문에 관계 개선을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일본에서는 현금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민관협의체는 피해자 측을 비롯한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이 한일관계,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부 말하고, 저희는 경청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요한 대화의 장"이라며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실시하면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北 비핵화 환경 조성할 것
외교 테이블 복귀하라"
박 장관은 이날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북한 비핵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 안전 구현을 위해서 원칙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스스로 비핵화 할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겠다"며 "억제, 제재와 압박, 그리고 대화를 균형 있게 사용해 북한 판단을 유도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에 대해서는 도발을 억제·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기대를 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한미관계나 중국·러시아와의 대화도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일 대화가 활성화되면 한미일 차원, 그리고 한일관계 차원에서도 유연하고 열린 대북 접근에 대해서 심도 깊게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중 추진…전략적 대면 소통 강화"
박 장관은 한중 관계와 관련해 "중국과는 조만간 저의 방중 추진과 하반기 내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그리고 차관 전략대화 등 각급 간 전략적 대면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급망, 환경, 문화 등 우리 국민적 관심이 높은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방과 보폭을 맞추며 중국과 평등외교를 추구하는 것이 향후 한중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서방 (기조) 맞추기도 아니며 중국과의 '평등 외교'는 당연한 것"이라며 "중국이 우릴 존중하고, 우리도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서로 상생·발전하는 게 가장 건전한 한중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보편적 가치·규범을 중시하며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중 양국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으며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장관은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우리 기업들이 지금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으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중 경제, 통상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 소통과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