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유세 도중 피격 당해 사망에 이른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 경호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NHK는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의 유세 현장 앞 거리에서 경비 업무에 참여했던 복수의 경찰관이 "첫 번째 총성이 들린 뒤에야 수상한 사람을 처음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 거리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전직 해상자위대원 출신인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당시 야마가미가 대각선 방향으로 걸어가 자신이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두 발을 쏘는 동안 경호팀들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야마가미의 첫 발에 아베 전 총리는 놀란 듯 돌아봤고, 다시 3초 뒤 발사된 두 번째 총탄에 아베 전 총리는 그대로 쓰러졌다.
경시청에 근무한 한 전직 경찰관은 "당시 영상을 보면 사건 전에 용의자가 가방을 멘 채 주위를 서성이거나 아베 전 총리에게 곧바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의심스러운 인물을 현장에서 떨어지게 한 뒤 질문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에 경찰관끼리 연계가 되지 않아 경비에 허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오니즈카 도모아키 나라현 경찰 본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장 경찰관들은 승인된 계획을 따랐다"며 "오전 11시 30분 사건의 첫 신고가 접수되고 상황이 공개된 뒤 27년간 경찰 생활 중 가장 큰 죄책감과 후회를 느꼈다"고 말했다.
본부장은 "당일 경호 태세는 계획대로였고 경호상의 리스크 등 사전 징후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지극히 중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첫 발사 후 어떻게 총격범이 경찰에 잡히지 않고 두 번째 발사를 할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앞으로 정확히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은 오는 11일 밤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는 쓰야(通夜)를 거친 후 12일 유족과 친척 등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