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10조 영업익 전망…전체서 7할 차지
고객사와 높은 신뢰 유지…압도적 기술력 바탕
기술 강조한 이재용…경쟁력 제고 위해 동분서주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반도체를 앞세워 성장을 지속하며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한 기술 초격차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2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으로 11.4% 늘었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중 약 10조원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봉쇄조치와 IT제품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의 견조한 수요 아래 파운드리 가격 인상, 환율 상승 수혜를 보며 삼성전자 실적을 주도했다. 수준 높은 기술력이 고객사와의 신뢰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은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선단공정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장비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이 부회장이 현장경영을 통해 동분서주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에서 네덜란드 ASML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귀국 당일날도 그는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이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미세공정 우위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3나노(nm,1nm는10억분의1m)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향후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사로 꼽히는 TSMC와 다크호스로 꼽혔던 인텔은 당초 계획을 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양산에 성공한 3나노 공정은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이는 TSMC가 준비중인 핀펫(FinFET) 방식 대비 데이터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기술 우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반도체 주도권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