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2Q 잠정실적 발표...악재 속 선방에도 하향조정
하반기 메모리·가전 수요 둔화에 매크로 이슈 여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선방한 성적표를 내놓더라도 주가는 앞으로도 지지부진할 전망이다.
발표가 가까워올수록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양사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와 가전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 달 전만해도 매출 78조원대, 영업이익 15조원대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약 1조원씩 줄어든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추정치는 매출 77조2275억원, 영업이익 14조7983억원이다. 2분기 실적으로 매출 74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13조2000억원을 제시한 증권사(다올투자증권)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은 LG전자도 다르지 않다. 증권사들이 잇달아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2분기 실적은 매출 20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9조3994억원, 영업이익 86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3월까지만해도 1조원을 넘겼던 전망치는 4월 9000억원대로 떨어진 이후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부터는 미래에셋증권(7880억원)·BNK투자증권(7850억원)·KB증권(7849억원)·하이투자증권(5790억원) 등 영업이익이 8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전망치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긴축 기조 강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도시 봉쇄 등의 각종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소비 여력 축소로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더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이는 반도체 등 부품 수요 둔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End+Pandemic·대유행 종료)로 집콕 가전 수요가 감소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치 않아 양사의 주가가 반등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각각 5만6200원과 8만9900원으로 1분기 말 주가(3월31일 종가 기준)가 각각 6만9600원과 12만5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9.25%와 25.39%나 하락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에 실적 전망치가 벌써부터 하향 조정되고 있다.
상반기 PC와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고객사가 보유한 D램 재고가 급증한 터라 하반기 주문량 감소가 불가피해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D램 가격 하락 우려에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이 2분기 3.1%, 3분기 7.5%, 4분기 8.9% 등으로 하반기 말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 전체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평균치 폭(2분기 1.0%, 3분기 2.8%, 4분기 3.6%)보다도 배 이상 크다.
증권사들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과 함께 목표주가도 줄줄이 낮추고 있다. 5월말 만해도 9만원대가 주를 이뤘던 목표주가는 이제 8만원대 비중이 더 커진 상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간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진행 중”이라며 “특히 D램 가격 부진 전망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하반기 TV·가전의 수요 둔화 지속과 함께 원자재·물류비 등 원가 부담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실적과 주가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특히 반도체가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부품(전장) 비중이 적어 포트폴리오상 완제품 비중이 절대적인 점도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2분기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가 사업 초기였던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6년 반만에 흑자를 달성하더라도 규모는 수백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때문에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B증권은 최근 향후 12개월 LG전자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은 올해 글로벌 TV 수요가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예상돼 TV 부문 실적 하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2022년과 2023년 지배주주순이익을 각각 17%, 14%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