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처리기, 냄새 잡는 기술로 수요 상향...2023년 1조원 시장 예상
이미 필수가전 자리잡은 공기청정기, '살균' 기능 ↑
본격 여름을 맞아 기존 냉방 가전 외에 새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친환경 트렌드 혹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냄새·세균 박멸'이라는 위생 개념을 장착한 음식물처리기, 공기청정기 등의 수요가 높아지며 '여름 필수 가전'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1000억원대에 머물던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2000억원 규모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5000~6000억원까지 확대되고 2023년에는 1조원 규모 시장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집밥족이 많아지고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 수요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가전업계들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난 올해는 시장이 사그라들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그간 확대된 기술력으로 건조분쇄식, 탈수식, 미생물처리식 등 다양한 방식의 제품이 많아지며 소비자 선택폭이 넓어져 여전히 수요는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SK매직은 최근 국내 최초로 '제습 건조분쇄 기술'을 적용한 '에코클린 음식물처리기'를 선보였다. 단순 건조분쇄가 아니라 공기 중 습기를 물로 바꾸는 제습 원리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냄새와 습기를 물로 응축해 배수구로 배출하면서 냄새를 외부로 방출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SK매직의 음식물처리기 시장 진출은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00년대 등장했다가 전력 소모가 높고 악취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시들해졌다. 그러다 2012년 환경부가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 및 수수료 등 종량제 시행지침'을 개정하면서 다시 관심이 높아졌고 가전업계들은 '냄새' 문제를 잡기 위해 기술력을 향상시켰다.
신일전자와 쿠쿠전자 등 소형가전 기업들도 지난해부터 음식물처리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일전자는 지난해 7월 고온 건조 맷돌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부피를 89% 이상 감소시키는 '에코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냄새를 잡기 위해 흡착성이 강한 필터를 탑재했다.
쿠쿠전자 역시 비슷한 시기 17L 대용량 친환경 미생물 분해방식의 '쿠쿠 맘편한 음식물 처리기'를 선보였다. 4단계 하이브리드 탈취 케어 시스템이 탑재됐고, UV 램프와 특수활성탄이 적용된 복합 탈취 필터로 분해 시 발생하는 세균과 악취를 잡았다.
기존 업계 1위를 수성해오고 있는 음식물처리기 전문 기업 스마트카라 역시 24일 '스마트카라 400 Pro 스토리지 타워'를 출시했다. 고온건조 및 미생물 살균 기능에 사용 편의성을 확장했다. 737mm의 인체공학적인 높이로 설계돼 좁은 조리대 말고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이외에 공기청정기 업계에서는 기존 제품에 '살균'기능을 더해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미생물 번식을 더욱 활성하게 만드는 높은 온도 및 습도로 인해 실내 공기 오염 가능성이 올라가 소비자들이 관련 제품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웨이는 에어클린항균필터 시스템을 탑재한 '노블 공기청정기'로 공청기 시장의 프리미엄 지위를 공략하고 있다. 4D 입체필터 구조로 4면에 단계별 필터를 조합함으로써 실내공기질 관리가 더욱 효과적으로 가능하다. 필터 내에 세균·곰팡이 증식 억제 기능을 장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SK매직 역시 살균·방역 기능을 갖춘 '올클린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핏'으로 시장 트렌드를 선도 중이다. 이 제품은 자외선 살균 기능이 더해져 공기를 매개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각종 유해 바이러스와 세균을 99% 감소시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 발달로 기능이 조금씩 보완되면서 음식물처리기가 여름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장은 기업별로 압도적 점유율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중견·중소 가전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공기청정기는 이미 필수가전이지만 살균 기능이 더해져 공기살균기 개념의 제품군이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