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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이 덜 짜게, 덜 달게?”…현장선 '글쎄'


입력 2022.06.23 07:01 수정 2022.06.22 16:4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복지부, 배달 업체와 협의체 구성

앱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 구현

업계 “식당 업주들이 조리 주체…체크 사항 많아지면 소비자 불만도”

서울 시내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배달앱에서 나트륨과 당 조절 기능이 구현되도록 독려하고 나서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달앱 업계에서는 국민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음식 조리는 음식점 업주들이 주체인 만큼 배달앱에서의 나트륨, 당류 조절 기능이 큰 의미가 있겠냐며 건강한 조리법 사용 권장 등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5대 추진과제와 5대 중점과제를 발표하면서 배달앱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배달 음식을 덜 짜고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할 수 있도록 해 균형적인 영양 섭취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배달 전문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임인택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증가로 나트륨·당류 섭취가 늘고 있다”며 “국민에게 더욱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당위성에 업체들 모두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체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며 “지원이 필요하다면 예산·정책 등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배달앱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중개 역할을 하는 배달앱이 나트륨, 당류 저감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배달앱에 조절 기능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특히 나트륨과 당 과다 섭취는 요식·외식업 전반적인 문제인데 배달 음식에만 관련 정책을 적용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 음식을 주문할 때 취향에 따라 속재료 등을 선택하는 문화가 발달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서상 맞지 않고 오히려 음식 주문 시 체크 사항이 많아지면 귀찮아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배달 조리음식의 나트륨, 당 수치 등을 정확하게 체크하기 어렵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음식을 조리하는 건 음식점 업주들이 주체인데 배달앱 쪽에서 나트륨, 당류 저감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조치해야 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한다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방법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앱 업계 관계자도 “배달 업계와 사전 논의 없이 관련 내용이 발표돼 당황스럽다”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한국외식산업협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외식·요식업계와 합심해 하루 권장 섭취량에 맞춰 조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아니냐”며 “요식·외식업 전반적인 문제인데 배달앱 주문에만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음식 주문할 때 체크리스트가 많아지면 번거로워 할 수 있다”며 “배달앱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다보면 계획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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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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