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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71)] 단가행 권빈기 대표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음악 할 수 있도록"


입력 2022.06.20 11:44 수정 2022.06.20 15:1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22년 1월 정식 설립

"박수진, 두 번째 앨범 올해 발표 예정"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인디밴드 활동 10년, A&R 경력 10년이 된 권빈기 대표는 올해 초 음악 레이블 단가행을 꾸렸다. 단가행은 조조(曹操)가 연회를 베풀며 지은 시다. 현명한 인재를 찾아 천하를 호령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권 대표는 음악적으로 자신과 방향이 맞는 사람들과 대한민국 음악계 한 획을 긋겠다는 목표로 레이블의 이름을 단가행이라고 지었다.


인디밴드로 음악을 하던 그가 A&R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결혼을 하면서 아내가 이제는 돈이 되는 음악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에서 시작됐다. 이에 가요 작곡가로 활동하다 지인의 권유로 씨제스엔터테인먼트 A&R로 입사하게 됐다.


"제가 시작할 때 우리나라에 SM, YG, JYP 말고는 딱히 A&R이란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앨범 제작에 대한 전반을 몸으로 부딪쳐가며 배워나갔습니다. 인디밴드 할 때는 곡을 연주하고 공연하고 작곡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면 A&R은 앨범 제작하고 가수 공연도 함께 기획하니까 새로웠죠."


대중가요 A&R을 하면서도 인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2017년 취미 삼아 인디 레이블을 시작했다. 당시 만든 레이블이 지금 단가행의 전신이다.


"그때는 정말 취미였어요.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해봅시다'란 마음으로 만들었죠. 이걸로 유명해지겠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아니었어요. 회사에서 못하는 음악을 했던 것뿐이죠. 그러다 제가 일하는 시스템으로 취미를 하다 보니 판이 커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직접 레이블 설립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정적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불확실의 연속인 판에 뛰어들 때는 용기도 필요했다. 시작하는 단계로 혼자 모든 기획, 제작, 매니지먼트 업무까지 모두 맡아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다니던 회사가 괜찮았고, 회사에서 제공해 주던 걸 다 버리고 처음부터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지긴 했어요. 하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어요. 용기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왔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지만 설렌 이들이 많아 즐겁게 해나가고 있어요."


단가행의 1호 가수는 자신이 속한 록밴드 검은별, 2호는 박수진이다. 엠넷 '슈퍼스타K7'에서 순수한 표현력으로 눈도장을 찍은 박수진은 2017년 '블루 웨이브'(Blue Wave)로 데뷔했다. 이후 단가행과 손잡고 5년 만인 지난 3월 '컴 웨이 위드 미'(Come Away With Me)를 발표했다.


"'슈퍼스타K'를 봤는데 수진이 노래에 사로잡혔어요. 너무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예전 회사로 데려오고 싶었는데 잘 안됐어요. 그래서 너무 아쉬워서 이 친구에게 내가 취미로 레이블 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해보자고 제안했죠. 수진이를 통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재즈 음악을 쉽게 대중적으로 들려드리고 싶어요. 수진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요."


권 대표는 박수진의 장점을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것'이라고 꼽았다.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수진이는 그보다 더 특별함이 있어요. 수진이의 공연을 보면 '음악과 무대를 진짜로 즐기는 사람의 모습은 이렇구나'라는 걸 느꼈죠. 사실 무대에서 생각보다 즐기면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수진이는 무대만 올라가면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이더라고요."


최근에는 제이원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박수진, 임재현, 백예슬, 서로 네 명의 가수들의 대학 버스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취업 준비하느라 힘든 청춘들에게 노래로 힐링을 주고 잠시나마 여유를 선물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고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는 하고 싶은 음악과, 그 색깔을 개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가수라면 언제든지 단가행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한다. 적어도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돈을 많이 벌지 못할지라도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은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것이 단가행 대표로서 목표이기도 하다.


"함께하고 있는 아티스트나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이에요. 수진이에게도 저와 계약하는 동안 세 장의 앨범을 약속했어요. 첫 번째 앨범은 나와 수진이가 하고 싶은 음악으로, 두 번째 앨범은 대중이 좋아해 줄 수 있는 앨범, 세 번째는 수진이가 원하는 앨범으로 내주겠다고요. 올해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음악들을 꾸려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단가행의 행보와 가수 박수진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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