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伊·루마니아 정상들
키이우 방문해 지원 약속
G7 초청 의사도 밝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하며 추가 무기지원을 약속했다.
16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지지를 표명했다.
4국 정상의 키이우 방문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80~90%를 러시아가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4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즉각적으로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이번 전쟁이 유럽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지원한 155㎜ 세자르 자주포 12대 외에 6대의 세자르 자주포를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숄츠 총리는 "나와 내 동료들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가족'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오늘 키이우에 왔다"며 "우크라이나가 (무기 공급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숄츠 총리는 오는 26일부터 26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다.
드라기 총리도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을 지지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EU의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은 역사적인 결정이 될 것이다. 역사적인 결정을 앞두고 오늘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4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금수조치를 포함한 EU의 7차 대(對)러 제재안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지위를 얻을 확률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숄츠 총리는 EU 집행위원회의 의견 표명 전에 입장 밝히기를 거부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회원국 가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협력할 것을 제안을 한 바 있다. 특히 EU 의장국인 프랑스는 오래 전부터 EU 가입을 추진해온 북마케도니아 등 서부 발칸 국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보국 지위는 (정규 회원국이 되기 위한) 로드맵과 함께 진행될 것"이라며 "발칸반도와 그 인근 지역, 특히 몰도바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승인 여부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단계에 와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위가 부여된다면 발칸 국가들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EU 후보국이 되려면 27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허가가 필요하다. 다만 후보국이 되더라도 회원국이 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되려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나흘만인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하면서 특별 절차로 가입을 즉시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EU 회원국 가입 설문지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는 오는 17일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는 23∼24일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고,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EU 집행위는 EU 가입 신청을 서두르고 있는 조지아와 몰도바에 대해서도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