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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걸린 항공업계 재편, '2등 항공사'는 누가 될까


입력 2022.06.16 13:06 수정 2022.06.16 13:06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대한항공, 진에어 인수로 통합 의지 재차 천명

통합 작업 끝나면 항공업계 재편 본격화할 듯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합친 '통합 LCC'가 2등?

제주항공도 재편 기회 맞아 '2등 항공사' 노린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이 한진칼에서 진에어 지분을 전량 매수하면서 항공업계 재편에 시동이 켜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항공업계 재편이 시작되면,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지켜 온 '2등 항공사'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진에어 주식 전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진에어는 지난 2013년 지주사인 한진칼 자회사로 편입된 지 약 9년 만에 다시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돌아가게 됐다.


대한항공의 진에어 인수 목적은 명확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진에어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인 통합 저비용항공사(LCC)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통합 LCC' 설립 작업의 초석을 다진 것이다.


대한항공은 LCC로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산하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 LCC로 출범하게 되는데,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인수하면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인수전에도 직접 나설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모두 한진칼 자회사로 있다면, 두 회사가 직접적 지분관계가 없기 때문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통합 과정에 대한항공이 참여하기 힘들다.


앞서 지난 4월 대한항공은 향후 진에어를 직접 인수해 통합 LCC를 수직계열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에어 B737-800ⓒ진에어

항공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및 통합 LCC 출범으로 본격화할 항공업계 재편을 앞두고, 저마다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항공사들의 통합 이후 필연적인 운수권 재배분 등의 기회를 잘 활용해 국내 '2위 항공사'의 자리를 꿰차겠다는 것이다.


우선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친 '통합 LCC'는 가장 강력한 '2등' 후보로 꼽힌다. 당장 이들 세 항공사의 규모를 합치면, 통합 LCC는 단숨에 가장 큰 LCC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LCC는 제주항공으로 3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통합 LCC는 진에어 25대, 에어부산 25대, 에어서울 7대 등 총 5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에어부산을 제외하면 겹치는 노선도 많아 합병 효과가 저해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규모의 경제 및 통합 시너지를 무시할 수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강력한 힘은 '대한항공'이라는 모회사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위탁정비를 대한항공에 맡길 수 있고, 인력 추가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코로나 이전 덩치를 키우며 아시아나항공의 자리를 넘보던 제주항공도 대규모 항공업계 재편 기회를 맞아 '2등 항공사'의 자리를 탐낸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및 통합 LCC의 출범이 제주항공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통합 LCC가 출범하면 제주항공은 당장 규모 면에서는 LCC 2위로 내려가게 되지만,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경쟁력은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우선 5개사 점유율을 단순 통합할 경우 집중도가 65%에 달하는 김포~제주 노선이 재분배될 수 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노선도, 일본과 중국 경쟁 당국이 통합 항공사의 점유율을 추가로 낮출 경우 제주항공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탄생할 거대 항공사는 경제력 집중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내년을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로 삼아 2위 항공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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