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행보에 쏟아지는 우려
'봉하마을 지인 동행' '팬클럽 논란'
尹대통령 국정운영에도 '부담'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공개 행보를 늘리면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최근 김 여사는 '봉하 마을 지인 대동'부터 '지인 대통령실 채용', '팬클럽 논란'까지 연일 정치권 이슈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허위경력·주가조작 의혹·개 사과 논란 등으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공개 행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권 초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이 계속 구설에 오르는 것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방문 목적과 무관한 지인을 대동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시 김 여사와 함께 언론에 포착된 이 지인은 온라인에서 '무속인'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충남대 무용학과 김모 겸임교수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김 여사가 운영했던 회사 코바나컨텐츠(코바나) 전무 출신이기도 하다.
공적 행사에 지인 동행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통령실은 14일 "원래 비공개 일정이었는데, 취재가 많이 들어와 일정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지난 12일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영화를 관람한 것은 '공식 일정'이고,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은 '비공개 일정'이라는 대통령실 해명이 옹색하다고 지적한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봉하마을은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됐다"며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공식·비공식 일정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차차 여론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논란은 김 여사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김 교수 외 코바나 직원 3명도 동행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 중 2명은 김 여사 수행 직원으로 대통령실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대선 기간에 '개 사과' 사진을 올렸던 인물도 포함됐다. 여권 관계자는 "비선 논란까지 나오고 있어 걱정 된다"며 "차라리 제2부속실을 부활시켜 김 여사 관련 행보를 하나부터 열까지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여사 팬클럽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김 여사가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기간부터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을 운영해온 강신업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유창선 시사평론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욕설 사용과 함께 법적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설전은 강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망칠 수 있는 매관매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월 회비 1만원의 '매관매직척결 국민연대 회원 가입 안내문'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지적하는 유 시사평론가를 향해 강 변호사는 "강신업이 코 묻은 돈이나 탐낼 사람으로 보이더냐. 유창선이라는 '듣보잡'이 헛소리한다"고 격분했다. 진 전 교수는 "김건희 여사님, 이분 정리하세요. 더 큰 사고 치기 전에"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가 김 여사와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으며 김 여사에게 직접 받은 일상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의 사진이 공적 통로가 아닌 사적 통로로 국민에게 공개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이처럼 김 여사의 불안한 행보가 지속 되자,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에서 나서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김건희 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며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만큼, 또한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만큼 불가피한 최소한의 공식 활동에만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바란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넥스트리서치가 윤 대통령 취임 한 달을 맞아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여사가 '대통령 내조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응답은 60.6%로, '영부인으로서 공적 활동을 하는 편이 낫다'는 응답(31.3%)보다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공개적으로 김 여사를 향해 쓴소리를 내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14일 블로그에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최고 아킬레스 건은 바로 부인 '김건희씨' 였다는 것을 내내 기억해야 한다"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과 김건희씨가 진영 불문 사랑하는 이 나라 국민들을 위해 팬클럽도 해체하고 '나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야권 인사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를 보좌하는 부속실을 안 만들면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며 "대통령 내외에게 어떻게 사적 생활이 있는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