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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팔기' 금지 OTT, 공유 계정 플랫폼도 예의 주시


입력 2022.06.13 15:19 수정 2022.06.13 15:20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페이센스에 서비스 중단 내용 증명 전달…"명백한 위법"

피클플러스·링키드 대표 "위법아냐…업체와 '윈-윈' 구조"

상단부터 티빙, 웨이브, 왓챠 로고.ⓒ각 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가 일일 이용권 판매 업체 '페이센스'에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공유 계정을 중개해주는 업체들에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제2의 페이센스 사태'가 나올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OTT 공유 계정 플랫폼 측은 OTT 업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라며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티빙·왓챠 등 국내 OTT 업체 3곳은 공유 계정 서비스 플랫폼 운영 업체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생겨난 '계정 쪼개기'와 유사한 서비스를 방지하고, 사업권을 미리 보호하기 위해서다.


OTT 3사 한 관계자는 "페이센스 외에도 다른 공유 계정 플랫폼들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사업적 손실이 우려된다면 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페이센스는) 내부에서 온라인 P2P(개인 간 거래)와 다름없다고 생각해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면서 "다른 공유 계정 플랫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내 OTT 업체 3곳은 지난 10일 OTT 일일 이용권을 판매하는 업체 페이센스에 서비스 중단 요청을 담은 내용 증명을 일괄 발송했다. 페이센스는 이용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회사가 소유한 OTT 계정 하루치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이다. 업계에서는 페이센스가 이같은 방법을 통해 아이디당 최소 3만원에서 최대 5만원 정도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내용 증명을 보낸 이유는 저작권 침해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OTT 3사 이용약관에는 공통적으로 '회사 승인 없이 유료서비스를 통한 영리 행위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페이센스가 별도 협의와 제휴 없이 이용자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불법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정을 만들어 재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그들은 어떤 권리도 소유하지 않은 콘텐츠를 무단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센스 측은 이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웨이브 이용약관.ⓒ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상황이 이렇자 OTT 3사는 페이센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공유 계정 플랫폼 단속에도 나섰다. 대표 공유 계정 플랫폼에는 피클플러스, 링키드 등이 있다. 다만 이들은 페이센스와 달리 실제 이용자가 만든 계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간만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파티장 한명이 4인용 프리미엄 구독 상품을 구매하면, 이들이 나머지 3명의 파티원을 모집해 주는 방식이다.


피클플러스와 링키드 등은 페이센스와 달리 법적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페이센스가 계정을 개설한 주체인 반면, 이들은 실제 이용자들이 사용을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OTT업체들과 함께 성장하는 형태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이석준 피클플러스 대표는 "공유 계정 플랫폼을 통해 OTT는 이용자 수급과 이탈자 잡기가 용이해진다"면서 "실제 내부 데이터를 보면 피클플러스를 통해 OTT를 이용할 경우 이탈률은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다. 자체 계산으로 단순 고객 수만 올려주는게 아니라 실제 매출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링키드를 운영하는 피치그로브 김선호 대표는 "(페이센스와 달리)링키드는 이용자들이 12개월 이상을 약정하고 사용한다"며 "OTT 업체의 이용자 이탈률 방어와 고객 유지율 증가라는 두 가지 목적 달성에 중요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OTT 3사가 이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적 대응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유 계정 플랫폼을 사용해 OTT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판가름할 방도가 마땅하지 않아서다. OTT 업체 관계자는 "중개 플랫폼을 사용해 이용하더라도 그 계정이 공유 플랫폼 계정인지 아닌지를 알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외국 OTT 업체들도 관련 사항을 지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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