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용 절감 기대…中 비중 확대는 ‘옥에 티’
삼성D, 출혈경쟁 부담↓…QD 디스플레이 ‘전력투구’
LG, OLED 대세화 차질…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삼성과 LG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호재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32인치 LCD 패널 가격은 30달러로 한 달 전보다 2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날(87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65.5% 급감한 수준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55인치와 65인치 패널도 각각 한 달 간 7.3% 9.3%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났던 TV 수요가 급감한데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까지 겹치면서 시세가 폭락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CD TV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에게는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물가와 물류비 상승으로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LCD 패널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 중단으로 중화권 비중이 높아진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비용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만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LCD 기반의 네오 QLED TV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TV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LCD 시장에서 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패널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LCD 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은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중 LCD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고, LCD 생산 설비를 중국과 대만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반면 LG 입장에선 LCD 단가 하락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전자나 LCD가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위 LCD 패널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OLED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명암비와 색 재현율 등 모든 부분에서 우위에 있는 OLED에 힘이 실리는 시장 환경이 조성됐던 것이다.
하지만 LCD 단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선 OLED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G전자의 대세화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TV용 OLED 패널 가격은 65인치 기준 600달러(5월 기준) 로 같은 크기의 LCD(151달러) 대비 4배 가까이 높게 형성돼 있다.
LCD 매출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에게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에 집중하며 지속적으로 LCD 비중을 줄여오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이익이 873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0.8%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TV와 IT 패널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LCD 가격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TV, 패널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른 만큼 미치는 영향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자발광 패널로의 전환이 확실시 되는 만큼 LCD 패널 단가하락이 미치는 영향 역시 단기간 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올해의 경우에는 삼성보다는 LG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