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기대 인플레, 2개월 연속 3%대
선진국 대비, 안착 정도 중간에 그쳐
높은 물가 오름세로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그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비교적 안정적인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오를 조짐을 보이며 관리가 시급하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안정목표(2%)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목표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발혔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주체들이 전망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 주요 경제지표 중의 하나로 취급된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향후 그 압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4분기 전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받고 3~4분기 후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정보를 기대에 빠르게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간 상호 작용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이 밝힌 5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p 오른 3.3%로 9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3.1%)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로 집계됐다.
여기에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1월 2.062%까지 오른 뒤 지난 4월 2.020%로 물가 목표치를 넘어섰다. 물가안정 목표수준에 대체로 안착됐다는 평가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안착정도와 지속성이 중간 수준으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이미 물가상승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한 상대적 안착 정도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한 정책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