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14.51% …전월比 0.3%p↓
인터넷은행과 중저신용자 확보 경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림에 따라 은행권의 평균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놓고 인터넷전문은행들과 경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36곳이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4.51%로 집계됐다. 4월(14.81%) 보다 0.3%p 떨어지면서 3월(14.51%)과 같은 수준이 됐다.
이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 오름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시중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월 5.16%에서 3월 5.21%, 4월 5.2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 중 대형저축은행을 포함해 매달 대출 금리를 낮추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BI·OK저축은행은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전체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 대출 자산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1월 15.27%에서 2월 14.12%로 떨어졌으며 지난달 14.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경우 16.72%에서 16.48%로 소폭 하락한 뒤 16.22%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월 연 17.02%에서 2월 14.86%로 떨어진 뒤 매달 인하돼 4월 13.99%, 지난달 14.02%로 소폭 반등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뒤 고신용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넘어온 점도 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도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은 중금리대출 경쟁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2금융권을 찾았고, 저축은행들도 시장 흐름에 따라 금리를 올려왔다.
그러나 현재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설립 취지 중 하나인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중·저신용자들을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입장에선 주 타겟층이었던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가 시급해진 것이다.
금융당국 또한 인터넷전문은행들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에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등장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며 “1금융권인 인터넷전문은행들과 달리 2금융권인 저축은행 입장에서 중저신용자들도 사실상 우량고객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한 대출금리 하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수록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고객입장에선 대출금리가 떨어져서 좋을 수 있지만 업계에겐 이 또한 하나의 숙제다”며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