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에서 이달 1.75%로 0.25%p 인상 단행
주담대 등 대출 이자 부담 커져…수요자 '숨고르기'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처럼 2개월 연속 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은 2007년 7~8월 이후 약 15년 만이다.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시중은행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존 연 1.5%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 1월과 4월에 이어 이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 인상됐다.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연말까지 대출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적금(수신)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대출금리도 인상된다.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금리(신규)는 신용대출이 5.46%, 주택담보대출이 3.84% 등이다. 이번 인상에 따라 신용대출은 6%대, 주담대는 4%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으로는 연말께 주담대 금리가 연 7%까지 치솟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향후 원자재 가격과 서비스 물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린 상태여서 주택 구매 대기수요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은 26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 따라 수신금리 상향 조정에 나섰다. NH농협은 수신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직방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약 1259조원이다. 이 중 주담대 비중은 58.7%(738.2조원)를 차지한다. 이 중 서울의 주담대 금액은 242.9조원, 경기는 195.3조원, 인천 47.6조원 등으로 전체의 65.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하며 수도권 주택시장에선 이른바 '영끌' 및 '빚투'를 통해 주택 매수에 나서는, 젊은 수요층들을 중심으로 한 주택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원자재 가격 및 서비스 물가 상승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어 대출이자 부담을 고려한 구매대기 수요들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거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수도권의 경우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노출에 민감하고 단기 이자상승 체감도 집중될 전망"이라며 "평년보다 주택 매매거래량과 매매가격 흐름은 약보합 기류로 이어질 확률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절벽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총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5만3461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0만2109건) 대비 절반 수준을 나타낸다. 최근 3개월 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월 3만280건, 4월 3만3521건, 5월 1만1551건 등이다.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최대 80%까지 상향 조정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LTV 규제도 일부 완화를 검토하고 있으나 금리 인상 부담이 가중돼 시장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세금, 대출,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높으나 인기지역의 주택 가격 고점 인식, 여신규제, 대출이자 부담 등의 요인으로 심리와 거래시장의 흐름이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낼 것"이라며 "차주별 DSR규제 규제가 오는 7월부터 총대출액 1억원 초과까지 확대될 예정이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관련 자금조달 이자까지 높아지고 있어 단기 주택거래량이 조기에 회복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