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만명·SK 5만명·LG 5만명·한화 2만명 등 4개그룹에서만 20만명 약속
현대차·롯데그룹도 전동화,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중심으로 일자리 늘릴 듯
재계가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기조에 적극 호응해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고 수 십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반도체, 전기차, 에너지 등 전 영역에 걸쳐 고용이 확대되면 그간 침체됐던 국내 채용 시장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고용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개혁 등으로 일자리 창출 여건을 뒷받침해준다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삼성이 신규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한 인력은 8만명에 달한다. 삼성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인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늘려 민간에 의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미 삼성은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초과 달성하며 약속을 지킨 바 있다. 지난해에도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일자리 확대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특히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해 삼성은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현재 상반기 공채를 진행중으로 신입사원들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5월), 면접(6월), 건강검진(7월) 등을 거쳐 하반기부터 입사하게 된다.
삼성은 앞으로도 학력, 출신 대학, 성별 등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차별을 완전히 철폐하는 한편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핵심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고용 창출에 앞장서기로 했다. 2026년까지 이들 산업을 키워나갈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찾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구체적으로 ▲반도체와 소재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전체 투자금의 90%가 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몰려 있는 만큼 이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5년간 매년 1만명씩 총 5만명을 직접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AI(인공지능),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특히 신규 첨단 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SW(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 R&D(연구개발)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을 이상을 고용하기로 했다.
대학 및 관련기관과 협업해 채용계약학과, 산학장학생, 인턴십 등 산학연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해 산업 현장에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전략이다.
첨단 기술 인력 뿐 아니라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고졸 인재에게도 산학연계 등을 통해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5년간 2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여 명 안팎의 신규 채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 6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해 관련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 철강, 건설 등 그룹사까지 합해지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날 수소,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고려대학교와 '스마트모빌리티 학부' 계약학과 설립을 발표하는 등 맞춤형 인재 육성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도 바이오, 모빌리티 등 미래성장산업과 화학·유통·호텔·식품 등 4대 핵심 사업군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롯데는 해외 공장 인수에 이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중이며전기차 배터리 충전 사업을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유통 사업군에만 8조원 이상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그룹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국내 에너지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