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중소업체 제품과 비교해 기능성·디자인으로 차별화
LG, '앞툭튀' 없애고 자체생산 주력으로 품질 자신
삼성, 스마트 기능 및 가성비로 승부
날이 급격히 더워지며 가전업계의 냉방 가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새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간 중소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중소형 에어컨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에어컨 시장에 훈풍을 불러오고 있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7일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한 이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이 일반적으로 넓지 않은 공간에 설치된다는 점을 감안해 자취생이나 싱글족을 대상으로 'LG휘센엣지크루' 체험단도 모집했다. 제품의 특징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일환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는 그보다 하루 앞선 지난 16일 창문형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삼성은 지난해 15년 만에 시장에 진입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10년 지난 현 시점에 갑자기 중소기업의 영역이던 창문형 에어컨 사업에 재진출한 이유는 바로 시장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현재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0만대로 전체 에어컨 시장(200만대)의 약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14만대 규모였던 시장이 약 2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LG전자의 전신이던 금성에서 1968년 처음 선보였지만 냉방 성능 효율과 소음 문제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지난 2019년 파세코가 세로형 창문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약 50년 만에 시장에 재등장한 셈이다. 그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던 소음 등의 단점도 크게 개선돼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높였다. 시장 형성 후 한발 늦게 뛰어든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신기능과 디자인으로 기존 중소기업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가 선보인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는 에어컨 공기흡입구를 측면이 아닌 전면에 배치하면서 앞으로 툭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던 디자인을 없앴다. 에어컨을 설치한 상태에서도 블라인드나 커튼을 설치할 수 있게 돼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색상도 카밍베이지, 크림화이트 등을 적용해 '고급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MZ족의 취향을 반영했다. AI 건조기능과 최대 용량 제습 성능도 갖췄다. 도서관 수준인 40데시벨(㏈)보다도 낮은 34㏈ 저소음 모드를 장착했다.
삼성이 내놓은 '윈도우핏' 역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와 비슷한 수준의 35㏈ 저소음 모드를 구현했다. LG 제품처럼 '앞툭튀' 디자인을 제거하진 못했지만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계절엔 별도 분리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최초로 설치 환경에 따라 고객이 프레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스마트싱스 앱으로 미리 전원을 키거나 끌 수 있다. 색상도 화이트·베이지·그레이·블루 등 총 4가지 색상으로 취향에 따라 패널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시장 초기에는 실외기 근처에 물이 뚝둑 떨어지거나 소음이 지나쳐 장시간 사용이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줄이었지만, 가전계의 투톱 LG·삼성은 기술력으로 단번에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까지 인테리어 면에서는 돌출이 없는 LG가, 가격적 측면에서는 삼성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 가격대는 105만~130만원대로 책정됐다. 삼성 윈도우핏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94만9000천원의 가격을 자랑한다.
다만 이와 관련해 LG전자측은 이유가 있다는 반응이다. LG전자는 현재 창원 공장에서 에어컨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 인건비 등의 문제로 인해 원가 절감이 어려워 타사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신 그만큼 품질에는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반면 삼성은 중국 요오 일렉트릭(Yoau) 업체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간 창문형 에어컨 업계에서 국내 자체 생산을 이어온 기업은 파세코가 유일했지만 LG가 자체 생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적 측면에선 단연코 삼성이 유리하다. 다만 LG가 국내 자체 생산이라는 점, 돌출 형태 외관을 변화시켰다는 점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않을까 한다"며 "대기업 진입으로 전체 시장 확대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중소업체에서도 환영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