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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급등 우려가 현실로…식품업계, 1분기 이익률 4%대로 하락


입력 2022.05.18 06:41 수정 2022.05.17 17:27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17개 기업 중 이익률 상승한 곳은 오뚜기, SPC삼립 등 6곳뿐

오리온, 삼양식품, 하이트진로 등 3곳만 10% 넘어

1년 간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롯데칠성, 남양유업은 유일한 적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밀가루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올 1분기 주요 식품기업들이 밀, 팜유, 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 말부터 줄줄이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급격하게 치솟은 원자재 탓에 수년 만에 4%대 이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5.5%에 비해 0.8%p 하락한 것으로 17개 기업 중 11개 기업의 이익률이 하락했다.


18일 데일리안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17개 주요 식품기업(상장사 기준)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7%로 조사됐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상, 동원F&B, 롯데푸드 등 대부분의 종합식품사는 물론 오리온,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제과업계의 이익률이 작년 보다 하락했다.


조사 대상 17곳 중 오뚜기, SPC삼립, 농심,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등 6곳을 제외한 11곳의 이익률이 하락했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사실상 모든 식품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엔데믹 전환으로 외식, 급식 시장이 기지개를 켰지만 작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밀, 옥수수, 대두유 등 원재료 가격 압박을 상쇄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17개 주요 식품기업의 올 1분기 실적 현황.ⓒ전자공시시스템

17개 식품기업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오리온으로 16.6%로 집계됐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법인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국내법인은 원재료비 등 제조원가 및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소폭(3.2%) 감소했다. 9년째 국내 가격 동결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원가관리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 외에 영업이익 10%를 상회한 곳은 삼양식품과 하이트진로 등 총 3곳이다. 이중 하이트진로는 소주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새롭게 10% 대열에 합류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3사의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영업이익률 12.1%로 오리온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삼양식품은 수출 확대와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8% 늘어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포켓몬빵 열풍의 주역인 SPC삼립도 작년 1분기 1.6%에서 올 1분기 1.9%로 이익률이 개선됐다. 포켓몬빵 인기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첫 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관련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과 비교해 이익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롯데칠성음료다. 작년 1분기 6.0%에서 올 1분기 9.5%로 58%(3.5%p) 증가했다.


소주, 와인 등 주류에 생수, 탄산음료 같은 음료 매출이 동반 상승한 데다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가 효과를 내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삼양사 등은 절반 가까이 이익률이 하락했다. 이들 기업들의 공통점은 다른 가공식품기업에 비해 밀가루 등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다만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경우 오는 7월 합병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빙과 등 중복 사업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식품업계에서는 원자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통 6~9개월가량 원자재 재고를 비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말 들여온 원자재가 소진되는 2분기부터 가격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소비자 가격 인상은 정부 압박과 여론의 눈치에 즉각 실현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은 기업이 감내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도 밀가루, 팜유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기존 재고가 있어 실적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쓴 식품기업도 많지만 표정이 밝지 만은 않다. 상황이 길어지면 연간 기준 실적으로는 작년 수준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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