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치는 물가 하락 속도로 불확실성 증대 우려
반등 재료 부재…커진 가격 메리트로 하방 경직성 강화
이번주 코스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 개선 지연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 우려 속에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16p(2.12%) 상승한 2604.2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주(5.9~13)간 2644.51에서 시작해 전주부터 지속돼 온 하락세를 이어가며 12일에는 연중 최저치(2546.80)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 마지막 날인 13일에 하락세를 끊으며 2600선을 회복했지만 한 주간 4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각각 8.3%, 6.2% 상승하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지속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되며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라는 평가다.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하향 돌파한 상황에서 아직 부정적 요인들이 그대로 상존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증시에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변수는 물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원리에 맡기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져버린 상황이다.
‘제대로’ 피크아웃(peak out·정점 통과)을 하며 의미 있는 물가 안정화를 보이는 것이 아닌 40년만에 온 높은 인플레이션 레벨에서의 고착화가 우려되고 있다.
4월 미국 CPI 상승률은 8.3%로 전월(8.5%)보다 둔화됐지만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 상승 등으로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다.
SK증권은 경직적으로 움직이는 주거비가 높게 나온 점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되는 점 등을 볼때 물가가 빨리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기대만큼 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와 전쟁은 전망이 어려운 변수인 만큼 연준의 긴축 완화가 핵심으로 미국의 물가 안정이 향후 증시 반등의 필수적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2~3개월에 걸쳐 물가의 뚜렷한 하향 안정이 확인될 필요가 있어 악재가 강화되는 것보다는 반등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부재하다는 점이 현재 주식시장의 또 다른 고민거리라는 진단이다.
다만 그동안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진 점은 긍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성장주들의 가격 부담이 과거대비 많이 줄어든 만큼 증시의 하방 경직성은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 하단을 2500로, 상단은 2650로 제시했다.
추가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유발하고 있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상황도 주목해야 할 이슈로 꼽혔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시 이익 훼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물가 지표가 발표됐고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내 봉쇄 상황 개선 여부가 주요 변수로 판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