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 석유금수 조치 준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며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주도적으로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선 가운데, EU는 고심해오던 석유금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석유수입 금지를 포함한 여섯 번째 추가제재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석유금수에 반대의견을 내보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는 앞서 EU의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슬로바키아 역시 러시아 화석원료 의존도가 높은 EU 회원국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EU의 한 관계자는 "두 나라에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의 예외를 인정하거나 장기적 전환 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EU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와 관련해 단계 시행을 예고했으며 관련 효과는 내년 초부터 발현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EU는 다음 외무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통과시킬 예정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파나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방안을 다음번 외무위원회 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 외무위원회 회의는 오는 10일과 16일로 예정돼 있다.
보렐 대표는 "아직은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받지 못했지만 러시아 원유 수입을 제한하는 중요한 조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한편,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높은 또다른 국가인 독일은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석유 금수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석유에 높은 의존도를 보인 것은 실수였다"며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석탄부터 석유까지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는 천연가스의 40%, 석유의 25%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특히 EU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천연가스의 55%, 석유·석탄의 40%가량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