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서 대규모 투자 배경 밝혀
“액티비전 MS 인수에 베팅…추가 매입해 주식 9.5% 보유”
비트코인, 어떤 가치 창출도 없어...여전히 부정적 시각 고수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식시장이 지난 몇 년간 변동성이 큰 ‘도박장’처럼 변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저평가된 기업을 물색하는 기회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1일 연합뉴스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자신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투자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최근 대폭 투자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투기적 투자 행위를 보면서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투자자가 위험을 감수하도록 자극하는 금융 업계의 동향을 비판하면서도 이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이 투자 대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버핏의 오랜 친구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의장도 주식 거래 규모 측면에서 지금처럼 순전히 도박같은 행동이 매일 일어나는 때가 없었다면서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시장의 이런 투기성으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저평가된 사업 분야를 포착할 기회가 있었고 그 덕분에 1060억달러(약 134조원)의 현금을 가동할 수 있었다”며 “그 미친 도박(과 같은 시장)때문에 더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버핏은 이날 비디오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의 지분을 9.5% 보유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인수가 성사될 것으로 베팅하고 차익 거래를 위해 이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MS가 액티비전 인수를 발표한 뒤에도 주가가 MS의 제안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식을 더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약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 상당의 액티비전 주식을 처음 사들였다. 버핏은 당시 MS가 이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MS는 올해 1월 액티비전을 주당 95달러, 총 687억달러(약 86조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액티비전 주가는 인수 제안가보다 크게 낮은 75.60달러에 장을 마쳤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액티비전 지분이 10%를 넘어서면 이를 증권 당국에 신고할 것이라면서 “인수 거래가 성사되면 우리는 돈을 좀 벌 것이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나”라며 “우리가 아는 한 가지는 MS가 돈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고 한탄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다만 버핏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여전히 고수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극단적으로 낮아지더라도 이를 사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비트코인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버핏은 “내년에, 혹은 5년 뒤, 10년 뒤 그게 오를지, 내려갈지 나는 모른다”며 “하지만 내가 확실히 아는 한 가지는 그게 아무것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