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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합류한 5월 금통위, 통화정책 향방은?


입력 2022.04.20 11:29 수정 2022.04.20 11:3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이창용 “5・7월 기준금리, 물가・성장 고려”

기준금리 연내 2%, 인상 시점 앞당길수도

美 빅스텝・임지원 금통위원 교체,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하면서, 한국은행의 총재 공백이 해소됐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이끌 전망이다. 이 후보자가 최근 고물가를 우려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만큼 당장 5월 금통위의 통화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대통령으로부터 한은 총재 임명장을 받고, 이르면 다음날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26일로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에서는 한은 총재가 의장을 맡고 금통위원들의 다수결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전날 인사청문회의 이 후보자의 발언을 토대로 연내 기준금리 2% 전망을 유지했지만, 속도 조절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성장보다 물가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올렸다”며 “5월, 7월 금리 결정에 있어서는 데이터를 보고 성장과 물가의 양자를 잘 조율해서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물가상승세는 향후 1~2년 지속될 전망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물가 상승 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금리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면서도 “금리 결정은 국내 경기가 우선으로 미국도 따라가지만, 빨리 갈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1.5%,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경계감을 놓지 않고 있다. 2분기부터는 성장과 물가 데이터에 연동하는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이후에는 경기둔화 우려가 있는만큼 미국 상황을 살펴보며 속도 조절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 이후 올해 연말까지 한은 기준금리가 2.00%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지만, 인플레이션 대응의 시급성을 고려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추가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발언들이 단기적으로 5월 기준 금리 인상 기대감을 완화시켜줄 수는 있겠지만, 이달 물가지표와 5월 FOMC 등을 거치면서 재차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사청문회 키워드는 데이터, 시그널, 그리고 균형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데 글로별 경기 둔화로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점, 경기와 물가 사이 균형을 강조한 점은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자 의견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흐름이 준수하고,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높을 5, 7월 기준금리 연속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의 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인상)’ 여부와 금통위 구성원 변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내달 빅스텝을 예고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연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가 0.75%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준이 공격적 정책금리 인상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속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내달은 ‘강성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임지원 금통위원의 임기 만료도 예정돼있다. 임지원 위원의 임기 만료 예정일(12일)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10일)과 맞물리며 당분간 금통위원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5월 금통위도 총재가 합류했지만 여전히 1명이 빠진 6인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새로 선임되는 금통위원의 성향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기 전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6명 중 2명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함을 보인 바 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주상영 위원이 이달 금통위에서는 고물가로 이례적으로 금리인상에 찬성했지만, 임지원 후임으로 비둘기파 위원이 온다면 향후 성장 경로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고 고물가 우려가 잔존할 5월 금통위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라면서도 “2분기 성장 및 물가 지표 결과들을 보며 5월 금통위에서의 판단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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