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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대 20"…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독식 갈수록 심화


입력 2022.04.20 06:00 수정 2022.04.19 17:31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업비트 비중 77.3%, 3대 거래소 22.7% 불과…고착화 우려

중소 거래소 수수료·서비스 경쟁 ‘딜레마’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기반 코인 전용 마켓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팍스를 비롯한 중소 거래소들이 원화거래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업비트의 독주를 막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확보한 인적 인프라와 시장 영향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다 보니 경쟁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중소 거래소들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구조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마캣켑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 시장에서 업비트 점유율은 지난 18일 거래량 기준 77.3%(3조6183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3대 거래소의 점유율 합은 22.7%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반적인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업비트의 독주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시행 중인 특별금융정보법(특금법)과 트래블룰 의무화가 오히려 독과점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대형 거래소와 중소 거래소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9월 특금법 시행 이후에는 금융당국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만 원화거래가 가능케 되면서 중소 거래소들의 타격이 컸다. 거래소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서 나오는데다 원화거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를 마친 26개 거래소 중 실명계좌를 확보하고 원화거래 시장 진출이 유력한 업체는 고팍스가 유일하다.


여기에 트래블룰 의무화 까지 시행 되면서 솔루션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거래소들의 이점만 더욱 커진 상황이다. 트래블룰 솔루션의 경우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의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 코인원, 코빗의 합작사 코드의 솔루션이 연동을 준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중소 거래소들의 원화거래 진출 시도 활발히 이뤄지더라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 거래소 입장에선 당장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며 원화거래 이전보다 상황이 좋아질 수 있지만 현재의 시장 구조를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선 영세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수료를 공격적으로 낮추자니 안 그래도 줄어드는 거래량에 적자를 감수해야 되고 서비스 경쟁력 역시 대형 거래소 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규모가 영세할수록 수수료 경쟁과 선제적인 신사업 추진에 제한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소 거래소들이 원화거래 시장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대형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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